
HD현대중공업이 잇따른 중대재해 발생에도 불구하고 관련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30일 울산광역시 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 최고 경영자인 권오갑 회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에 대한 구속 촉구 목소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HD현대중공업이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권 회장은 오너 3세 경영자인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정 수석부회장이 HD현대그룹의 차기 회장에 오르고 지배 지분을 승계할 수 있도록 정비 작업을 진행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노조는 회사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재해를 당한 노동자에게 치료 중단을 요구하거나 부당한 압력과 회유, 협박을 가하며 산업재해를 은폐했다고 고발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2월 ‘쉐난도’ 사고로 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전병휘 노동자가 건조 중인 선박 안에서 질식으로 목숨을 잃었다. 2025년 2월에도 트레일러에 깔리는 사고로 또 다른 노동자가 중대 재해를 당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 끊이지 않는 사고…’죽음의 공장’ 오명
HD현대중공업에서는 현재까지 무려 476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HD현대중공업이 ‘죽음의 공장’,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배경이다. 특히 2024년 12월 ‘골리아스 8호기’ 고장 수리 중 발생한 원인불명의 전기 폭발 사고는 위험성 평가와 표준 작업 절차가 무시된 채 고전압 활성 전기가 차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강요되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2명의 노동자가 심각한 피부 부상을 입었으며,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중대 사고였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재해자들은 부산의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요양 중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HD현대중공업이 이전에 발생한 ‘쉐난도’ 사고 등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불가피해지자,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재해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여 산재 요양을 종료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행태는 중대 재해를 당한 노동자들에게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악마 같은 짓이라고 노조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 피부 발진 문제 외면…노동부 장관의 관심 촉구
중대재해 은폐 의혹 외에도 HD현대중공업 도장부 원하청 노동자들 사이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피부 발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는 무용제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사용 중단, 전문기관 유해성 검사 의뢰, 피부 발진 원인 조사 등을 요구했지만, HD현대중공업은 이를 개인의 알레르기 문제로 축소하며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도장부 노동자들은 매일 피부 발진으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는 지난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중대재해 원인과 처방을 정확히 처리할 것을 주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고용노동부 장관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노조는 HD현대중공업의 중대재해는 물론, 중대재해 은폐 사실에 대한 정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 최고 경영자인 권오갑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여 더 이상 조선소에서 다치거나 아프지 않으며 죽임을 당하지 않는 사업장이 되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중대재해 은폐 권오갑 구속 ▲산재 은폐 및 중대재해 은폐 책임자 처벌 ▲특별 안전 점검 실시 ▲노동조합의 안전 환경 경영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는 HD현대중공업이 안전 불감증과 재해 은폐 시도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보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편 권오갑 회장은 1951년 경기 성남에서 태어나 성남 효성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했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울산공업학원과 현대학원(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학, 울산대병원) 사무국장, 현대중공업 런던사무소 외자구매부장 등을 거쳤다.
2008년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 2010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장,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한국프로스포츠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하며 축구인 정몽준과 기업인 정몽준 양쪽을 모두 보좌했고, 정몽준 HD현대 최대주주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인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