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이시현 기자 = 자동차와 선박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DN오토모티브에서 노동자 53명의 혈액 내 중금속 수치가 이상 범위(R78.7)로 검출된 가운데, 회사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건강검진 전 인위적으로 약물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와 일터안전교육활동지원센터는 25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N오토모티브의 직업병 은폐 시도를 규탄하며 즉각적인 작업 중지 명령을 촉구했다.
■ 건강검진 무력화 위해 ‘킬레이션 주사’ 강행 및 결과 왜곡 의혹
노조 측에 따르면 DN오토모티브는 2023년 특수건강진단 결과 3명의 노동자에게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직업병 요관찰자 판정(혈중 납 농도 30㎍/㎗ 이상)이 나왔음에도 이를 노동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건강관리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는 노동부의 관리 감독을 피하기 위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특수건강진단을 앞두고 노동자들에게 “납 수치가 높으니 비타민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혈중 납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킬레이션 주사’를 1~4회에 걸쳐 투여했다.
특히 2026년 2월 25일과 26일로 예정된 특수건강검진을 앞두고도 울산 남구 소재의 모 병원에서 특정인들에게 킬레이션 주사를 맞힌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혈액 내 납 농도를 일시적으로 낮추어 특수건강진단 제도를 무력화하고 유해 물질 노출 방지 조치 등 행정 명령을 회피하려는 명백한 은폐 시도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주사제 투여에 따른 신장 및 간 손상 등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
■ “미국 기준 9배 초과” 노동계, 작업 중지 및 근본적 작업환경 개선 요구
실제 DN오토모티브 노동자 115명의 특수건강진단 결과표를 분석한 결과, 약물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99명(86%)의 혈중 납 농도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 기준인 10㎍/㎗를 초과했다. 이들 중에는 신장 질환(혈뇨),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계 질환, 혈액 이상 등 유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평균 혈중 납 농도가 1.44㎍/㎗인 것과 비교하면, 해당 노동자들은 일반인보다 무려 27.5배나 높은 중금속을 몸속에 축적한 셈이다.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DN오토모티브 온산 1·2공장의 즉각적인 작업 중지와 환경 개선 명령을 요구했다. 또한 현행 40㎍/㎗인 국내 혈중 납 노출 기준을 미국 수준인 10㎍/㎗ 이하로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건강진단 결과를 왜곡한 사업주와 이에 결부된 의료기관(우리이비인후과, 중앙U병원, 온병원 등)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며,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업체로의 검진 및 측정기관 변경, 노동자 전수조사 등을 촉구했다.
■ 사측 “법규 준수 및 자율적 건강 관리 지원 일환”
이러한 의혹에 대해 DN오토모티브 측은 강하게 반박했다. 사측 관계자는 “산업 보건·안전 당국의 정기 검사에서 법규가 정한 기준을 초과한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회사는 현재 산업 현장의 보건 및 안전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측은 관련 법규가 정한 관리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자체 기준’을 바탕으로 추가적이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근로자들의 건강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엄격한 자체 기준을 넘어선 임직원들에게는 상담 및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지원하고 있다”며 “이 과정은 사내 보건 관리자 및 전문 의료진의 상담을 바탕으로 당사자의 희망과 자율적 선택에 의해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킬레이션 주사에 대해서도 “해당 치료 역시 지원 조치의 일환이며, 의료진 상담 후 본인이 희망할 경우에만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회사는 오염 구역 분리, 개인 보호구 착용 강화, 환기 및 배기 시스템을 통한 공기 중 농도 관리 등 일상적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으며, 분진 발생 환경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중장기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