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전문지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금융 콜센터 AI 도입 실태와 문제점, 개선 과제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AI 기술 도입에 따른 노동 환경 변화와 시민 서비스 저하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노동·인권

“AI 혁신의 그늘, 노동 탄압과 서비스 저하”… 국회서 공공·금융 콜센터 AI 실태 진단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금융 콜센터 AI 도입 실태와 문제점, 개선 과제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AI 기술 도입에 따른 노동 환경 변화와 시민 서비스 저하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금융 콜센터 AI 도입 실태와 문제점, 개선 과제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AI 기술 도입에 따른 노동 환경 변화와 시민 서비스 저하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 공공운수노조·신장식 의원 등 정책토론회 개최 – “AI 오류 책임 노동자에 전가… 고용 불안 및 임금 하락 심각”

공공기관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고객응대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 효율화라는 명분 뒤에 가려진 노동 환경 악화와 공공서비스 질 저하 문제를 공론화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공공운수노조와 사회공공연구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공·금융 콜센터 AI 도입 실태와 문제점, 개선 과제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AI 도입이 현장 노동자와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심층 점검했다.

■ “AI는 중립적이지 않다”… 통제 수단으로 전락한 기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하늬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운영위원은 “AI는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노동을 보호할 수도, 탄압할 수도 있는 수단”이라며 기술의 비중립성을 경고했다. 김 위원은 “시스템이 완전 자동화된 것처럼 홍보되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가려진 노동’이 존재하며, 기술적 오류의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AI 도입이 실질적으로는 고용 불안과 인력 감축, 노동자 간 무한 경쟁을 초래하는 ‘자본의 선택’임을 강조했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알고리즘 관리’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장 이사는 “AI가 노동자의 성과는 물론 감정과 관계까지 예측·분석하고 있지만, 데이터 수집 과정이 노동조합에 전혀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집단적 알 권리를 보장하고 도입 초기부터 노조가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 상담사 70~80% “AI 콜봇, 고객 서비스에 도움 안 돼”

현장 실태조사 결과는 더욱 참담했다. 김정훈 박사(코넬대 노사관계학)가 공공·금융 콜센터 상담사 3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AI 도입 후 서비스 품질이나 업무 속도가 개선됐다고 느끼는 상담사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AI 콜봇과 보이스봇이 서비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70~80%에 달했다. 김 박사는 “AI 오류로 발생한 고객의 분노를 상담사가 떠안으면서 감정노동 강도는 높아진 반면, 임금과 고용 안정성은 오히려 후퇴했다”고 분석했다.

■ “단순 업무는 AI가, 고난도·감정노동은 인간이”… 현장의 절규

현장 증언에 나선 조지현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장은 “단순 업무를 AI가 가져가면서 상담사에게는 복잡하고 책임이 큰 ‘고난도 콜’만 남게 됐다”며 “전체 콜 수는 줄었을지 몰라도 개별 통화 시간과 감정 소모는 극심해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시민 안전과 직결된 영역까지 검증 없이 AI를 도입하는 것은 공공서비스의 붕괴라고 비판했다.

금융권 상황은 생존권 문제로 직결됐다. 김현주 든든한콜센터지부장은 “콜당 단가로 임금을 받는 구조에서 AI가 콜의 60% 이상을 가져가자 상담사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급락했고, 결국 대규모 해고 통지로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노조가 없는 민간 콜센터의 경우 이러한 피해가 외부로 드러나지도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며 사회적 보호를 호소했다.

■ “비용 절감 위한 기술 동원 멈춰야”… 5대 개선 과제 제시
토론회 참가자들은 AI 도입의 실질적 목적이 기술 혁신이 아닌 ‘비용 절감과 인력 축소’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향후 대응 과제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결의했다.

▲ AI 도입 전 사전 협의 및 노동영향평가 의무화 ▲ 감시·통제 목적의 AI 활용 금지 ▲ AI 오류에 대한 책임 주체 명확화 ▲ 원청 책임 강화 및 상담사 직접고용 확대 ▲ 기술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 금지 및 법·제도 개선 등이다.

이번 토론회는 AI라는 이름의 기술이 노동권을 침해하고 공공성을 훼손하는 도구로 변질되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선제적인 입법 활동이 필요함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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