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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암살자(들)’ 하이브미디어코프, 은행서 146억 빌리고 김원국·지배사 등 특수관계자엔 17.7억 대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억5389만원으로 전년 116억8649만원보다 75.6% 감소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하이브미디어코프 감사보고서)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억5389만원으로 전년 116억8649만원보다 75.6% 감소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하이브미디어코프 감사보고서)

영업현금 76% 감소 속 지배회사 대여금 확대…김원국 대표 개인에도 1억936만원

영화 ‘서울의 봄’과 ‘암살자(들)’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은행에서 146억원 넘는 돈을 빌린 상태에서 김원국 대표 개인과 지배회사 등 특수관계자에게 17억7000만원 가까운 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76% 가까이 감소했지만 지배회사에 대한 대여금은 오히려 늘어나 자금 운용의 적정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하이브미디어코프의 2025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은 147억748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농협은행 차입금은 146억7480만원이며, 나머지 1억원은 관계회사 하이크리에이터에서 빌린 돈이다.

하이브미디어코프의 2025년 말 특수관계자 대여금 내역. 지배회사 하이브인베스트먼트에 빌려준 돈은 13억7057만원, 김원국 대표 개인에게 빌려준 돈은 1억936만원이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하이브미디어코프 감사보고서)
하이브미디어코프의 2025년 말 특수관계자 대여금 내역. 지배회사 하이브인베스트먼트에 빌려준 돈은 13억7057만원, 김원국 대표 개인에게 빌려준 돈은 1억936만원이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하이브미디어코프 감사보고서)

같은 시점 특수관계자에게 빌려준 돈은 총 17억6638만원이었다. 지배회사 하이브인베스트먼트 13억7057만원, 김원국 대표 개인 1억936만원, 관계기업 하이콘엔터테인먼트 2억8542만원, 관계회사 하이크리에이터 약 103만원이다.

이는 회사 전체 단기대여금 19억6411만원의 약 89.9%에 해당한다.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다른 곳에 빌려준 돈 10원 가운데 약 9원이 지배회사와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자에게 집중된 셈이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김 대표가 2014년 설립한 영화 제작사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하얼빈’ 등을 제작했으며, 2023년 개봉한 ‘서울의 봄’은 관객 13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9월 23일 개봉한 영화 ‘암살자(들)’은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부터 투자·배급까지 맡은 첫 단독 배급작이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했다.

‘암살자(들)’은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도 누적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다만 제작비가 약 1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손익분기점은 약 370만명으로 추정돼 최종 수익성은 아직 불확실하다. 일부에서는 해외 판매와 부가판권 수익 등을 고려해 손익분기점을 더 낮게 추산하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일부 장면을 놓고 왜곡 의혹과 제작진 고발 등이 이어졌지만, 제작진은 역사적 자료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창작물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영화 흥행을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주목할 부분은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자금 사정이다. 회사는 영화 제작에 이어 투자·배급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대규모 제작비를 감당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암살자(들)’처럼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작품은 흥행 결과에 따라 투자금 회수 규모와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크게 줄었는데도 지배회사에 대한 자금대여를 확대했다. 영화 제작과 신규 사업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회사가 특수관계자에게 돈을 빌려준 배경과 거래조건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 영업현금 76% 감소에도 지배회사 대여금 2년 새 6.8배 증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억5389만원으로 전년 116억8649만원보다 75.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86억2436만원에서 57억4921만원으로 33.3% 줄었다.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이사. 영화 '서울의 봄', '내부자들', '암살자(들)' 등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를 이끌고 있으며, 지배회사인 하이브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이사. 영화 '서울의 봄', '내부자들', '암살자(들)' 등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를 이끌고 있으며, 지배회사인 하이브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현금 창출력이 약화한 상황에서도 지배회사 하이브인베스트먼트에 5억2900만원을 추가 대여하고 400만원만 회수했다. 순대여액 5억2500만원은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18.4%에 해당한다.

하이브인베스트먼트에 대한 대여금 잔액은 2023년 말 2억251만원에서 지난해 말 13억7057만원으로 2년 새 6.8배 증가했다. 김 대표 개인에 대한 대여금은 전년 1억1624만원에서 1억936만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며, 두 곳의 대여금 잔액은 총 14억7993만원이다.

영업현금 감소에는 제작비 지출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미완성 영화·드라마 재고자산은 2024년 말 101억2132만원에서 지난해 말 280억702만원으로 약 179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영화 ‘암살자(들)’ 132억3136만원, 드라마 ‘내부자들’ 79억510만원이 포함됐다. 해당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제작 관련 장부금액으로, 최종 제작비나 손실액은 아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3억3763만원으로 전년보다 58.6% 증가했고, 유동비율도 40.5%에서 61.8%로 개선됐다. 그러나 유동비율은 여전히 100%를 밑돌았다.

자금거래 조건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농협은행 차입금에 연 3.62~4.04%의 이자를 부담하고 장부금액 190억9753만원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다. 지난해 전체 이자비용은 4억2740만원이었다.

이에 비해 지배회사와 김 대표 개인에 대한 대여금의 개별 금리와 만기, 담보조건은 감사보고서에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가 외부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을 부담하면서 특수관계자에게 어떤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은행 차입금이 특수관계자에게 직접 전달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김 대표가 2024년 농협은행 차입금 20억원에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등 회사의 자금조달을 지원한 이력도 있다.

최근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영화 투자·배급사업을 확대하며 외부 투자 유치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감사보고서만으로는 올해 투자금 사용처와 특수관계자 대여금의 추가 회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회사의 현금 창출력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지배회사 대여금은 증가했다. 향후 대여금의 실제 이자율과 상환계획, 자금 사용 목적, 내부 승인 절차 등을 확인해 해당 거래가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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