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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회장, ‘회장직 사퇴 후 수사’ 요구에 “동의 못하겠다”…국감서 뇌물·기념품·의혹기사 무마 줄추궁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회장님 비서실에서 두 분 구속됐어요”라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게 “회장직 사퇴하시고 자연인 신분에서 수사받으실 용의 있으세요?”라고 묻고 있다. 강 회장은 “그건 의원님 말씀에 동의를 못하겠다”고 답했다. (출처=국회방송)

1억원 뇌물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국정감사에서 “회장직을 사퇴하고 자연인 신분에서 수사를 받으라”는 요구를 받았다. 강 회장은 “동의를 못하겠다”며 거부했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는 강 회장 본인의 뇌물 의혹, 회장실로 향한 2억4000만원대 기념품 의혹, 회장 의혹 기사를 막는 데 중앙회 돈이 쓰였다는 정부 감사 결과가 잇따라 거론됐다. 같은 날 공개된 국감 자료에서는 지역 조합의 부실채권이 2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이날 강 회장에게 “정부합동특별감사에서 14가지 공금 유용 및 임직원 사적 유용, 특혜성 대출·투자 및 부당 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 및 관행적 일탈, 회원 조합의 분식회계와 재정부실 은폐 등 14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으로부터 “회장직 사퇴하시고 자연인 신분에서 수사받으실 용의 있으세요?”라는 질의를 받고 있다. 강 회장은 “그건 의원님 말씀에 동의를 못하겠다”고 답했다. (출처=국회방송)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으로부터 “회장직 사퇴하시고 자연인 신분에서 수사받으실 용의 있으세요?”라는 질의를 받고 있다. 강 회장은 “그건 의원님 말씀에 동의를 못하겠다”고 답했다. (출처=국회방송)

신 의원은 이어 “회장님 비서실에서 두 분 구속됐다”며 2억4000만원 상당의 고가 기념품이 “회장실과 부회장실로 가는 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까 증인 선서하셨다. 거짓말하시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회장은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조사받았다”고 답했다. 기념품 구입을 지시하거나 공모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했다.

신 의원이 “그러면 회장직 사퇴하시고 자연인 신분에서 수사받으실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강 회장은 “그건 의원님 말씀에 동의를 못하겠다”고 답했다. 수사 과정에서 본인 관여가 드러나면 거취를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는 “법률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되면 책임진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신 의원이 “어떻게 책임지실 거냐”고 되물었지만 질의 시간이 끝났다.

기념품 의혹은 정부 합동 특별감사 결과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6월 농협중앙회 일부 부서가 공금 약 2억4000만원으로 고가 기념품을 샀다는 의혹과 관련해 중앙회를 압수수색했고, 7월에는 비서실 등을 다시 압수수색했다. 홍삼과 화장품 등이 회장실과 부회장실에 전달됐다는 의혹이다. 강 회장은 이날 국감에서 이 의혹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중앙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1억 원의 뇌물을 받고 그 혐의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왼쪽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출처=국회방송)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농협 개혁의 출발점이 강 회장의 사법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이번 개혁의 출발점은 정부가 아니었다. 농협 자신이었다”며 “중앙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1억원의 뇌물을 받고 그 혐의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농축협의 금융사고는 5년 동안 961억원에 달한다”며 “횡령의 절반은 자체 감사가 아니라 외부 제보로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개혁을 부른 것은 정치가 아니라 농협 스스로 쌓아온 사고”라고 강조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중앙회장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 막으려고 중앙회 임원이 1억 원을 썼다”고 지적하고 있다. 왼쪽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출처=국회방송)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중앙회 예산이 회장 의혹 대응에 쓰였다는 정부 감사 결과를 꺼냈다. 윤 의원은 “농협중앙회 예산이 8000억원 정도 되는데 미배정 예산이 60%에 해당한다”며 “비공식적인 쌈짓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농민 조합원을 위한 생산지도비, 육성지도 예산을 당초 홍보 예산의 62%에 상당하는 금액만큼 전용해서 증액해 썼다”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195억원”이라고 했다. 그는 “그중에 일부는 정부 합동 특별조사에서도 나온 것처럼 중앙회장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를 막으려고 중앙회 임원이 1억원을 썼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회원 조합 지원자금 배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전북은 5.1% 늘었는데 우리 중앙회장이 있는 경남은 44% 늘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 본인은 뇌물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강 회장이 회장 선거를 앞둔 2023년 12월 농협 계열사 관련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을 받았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농협중앙회 회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강 회장을 출국금지했다. 올해 4월에는 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8시간 넘게 조사했다. 농협은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을 냈다. 강 회장의 형사책임은 확정되지 않았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를 지분 100%로 거느린 농협그룹의 정점이다. 강 회장은 2024년 3월 취임해 중앙회를 이끌고 있다.

■ 조합 부실 23조·배당 없는 경제지주서도 분담금 572억

수사가 이어지는 사이 경영 지표도 나빠졌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상호금융 주요 경영지표’에 따르면 전국 1108개 농협 조합의 고정이하여신은 2022년 5조5580억원에서 올해 6월 23조8611억원으로 4.3배 늘었다. 전체 대출 연체율은 1.21%에서 5.22%로 올랐다.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은 8조9156억원에서 13조470억원으로 1.5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비율은 약 160%에서 55%로 떨어졌다. 6개월 이상 연체액이 전체 연체액의 절반을 넘는 조합은 888곳으로 전체의 80%에 이른다. 다만 비교 기간에는 강 회장 취임 이전인 이성희 전 회장 재임기도 포함돼 있다.

중앙회는 연체이자 비중, 만기연장 대출 비중, 동일 차주 대환대출 금액을 모두 ‘산출불가’로 제출했다. 만기연장이나 대환대출로 부실을 덮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들이다.

계열사 간 격차도 벌어졌다. 송 의원실에 따르면 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로부터 받는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는 2023년 4927억원에서 2026년 6930억원으로 40.65% 늘었고, 배당금은 675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12.59% 늘었다.

반면 농협경제지주가 중앙회에 낸 배당금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0원이다. 그런데도 경제지주의 농지비 납부액은 같은 기간 476억원에서 572억원으로 20.17% 늘었다. 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농협홍삼, 농협목우촌 등 주요 계열사가 수년째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고정비 성격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송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강 회장에게 농협금융과 농협경제의 양극화 문제를 질의하며 지주 간 격차와 직원 간 이질감을 해소할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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