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억원대 금품수수 의혹으로 경찰에 다시 소환됐다. 비서실 직원이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지 8일 만이다. 정부 감사에서 드러난 2억4000만원 상당의 기념품이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불분명한 가운데, 회장실의 관여 여부와 내부통제 책임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8일 강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4월 첫 조사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번 재소환을 계기로 기존 금품수수 혐의뿐 아니라 비서실 공금 횡령 사건과 강 회장의 연관성도 수사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강 회장은 2024년 1월 중앙회장 선거를 전후해 농협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장모상 당시 농협 전·현직 임직원들로부터 고액 부의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월 30일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농협중앙회 비서실 직원 차모씨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지난 6월과 7월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공금으로 구매한 기념품의 전달 경위를 조사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월 9일 발표한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일부 부서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홍삼과 화장품 등 2억4000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구매해 회장실과 부회장실로 전달했다. 그러나 기념품의 실제 수령자가 누구인지,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 농협재단 사업비 4억9000만원 유용 의혹까지…내부통제 부실 도마
감사에서는 농협재단 핵심 간부가 사업비 4억9000만원을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조합원·임직원 등에 대한 답례품과 골프대회 협찬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는 2억4000만원 기념품 구매와 별개 사안으로, 두 금액을 강 회장 개인의 수수액이나 횡령액으로 볼 수는 없다.
내부통제 문제도 지적됐다. 당시 중앙회 감사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전·현직 조합장 출신이었고, 이 중 2명은 현직 조합장을 겸직했다. 정부는 공금 유용과 특혜성 대출·계약 등 위법 소지가 큰 14건을 수사 의뢰했다. 다만 이들 사건이 모두 강 회장 개인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뉴스필드와의 통화에서 강 회장의 장모상 고액 부의금 의혹에 대해 “개인의 장모상 부의금이라 저희가 확인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내용”이라며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농협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올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언급했지만, 해당 의혹을 허위라고 단정하거나 구체적인 소송 방침을 밝히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