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프랑스 리옹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 메달 시상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https://newsfield.net/wp-content/uploads/2025/12/20251225_094012-600x396.jpg)
최근 카카오와 네이버, KT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대기업을 겨냥한 연쇄 폭파 협박이 이어지며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위협의 방식은 유사했지만, 이를 받아들인 기업들의 ‘안전 시계’는 달랐다. 특히 임직원의 생명 보호를 대하는 삼성전자의 대응은 ‘글로벌 1위’라는 수식어에 걸맞은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 대피시킨 네이버와 카카오, 자리를 지키게 한 삼성
협박 글이 올라온 18일, 네이버와 카카오는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카카오 제주 본사는 직원 100여 명을 즉시 대피시켰고, 네이버는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 전환을 권고하는 안내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사무실에 남아있는 분들은 다 재택으로 전환하시라”는 네이버의 사내 방송은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둔 판단으로 해석된다.
반면 삼성전자 수원 본사의 대응은 달랐다. 이재용 회장을 겨냥한 살해 협박과 본사 폭파 예고가 함께 접수됐음에도, 사내 방송은 신고 이후 약 1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생사가 오갈 수 있는 골든타임 동안 직원들은 아무런 정보를 받지 못한 채 업무를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다른 기업들이 분 단위로 결정을 내리는 동안, 삼성의 정보 전달은 왜 이토록 늦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회장의 안전과 직원의 대기, 그 기묘한 대비
이번 협박은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폭파 예고와 함께 특정 최고경영자를 직접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 이러한 유형의 위협이 인지될 경우, 경영진을 포함한 핵심 인사 보호를 위한 보안 조치가 우선 검토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문제는 그와 동시에 동일한 공간에서 근무하던 다수의 직원들에게 관련 정보가 즉시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영진 보호를 위한 판단과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의 대피나 선택권은 왜 뒤로 밀렸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규모 대피가 불러올 혼선과 업무 차질이 고려됐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판단 과정에서 직원들의 안전권이 충분히 고려됐는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삼성의 1시간 지연은 ‘안전보다 관리 효율을 우선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본지는 이 지연된 1시간 동안 이루어진 내부 의사결정과 이재용 회장에 대한 보고 및 안전 조치 여부를 공식 질의했다. 기업 총수를 향한 직접적인 살해 협박이 포함된 엄중한 사안인 만큼, 회장을 보호하는 동시에 직원들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는 보안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법률적 위반 사항은 없었으며 관계 당국의 조사로 안전을 확인했다”면서도 “세부사항은 확인이 어렵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위협이 인지된 시점부터 전파되기까지의 과정을 ‘확인 불가’의 영역으로 남겨둔 채, 근로자의 알 권리와 자기방어권에 대해서는 끝내 침묵을 택한 셈이다.
총수 보호 프로토콜이 즉시 작동했을 것으로 추론하면, 일반 직원에 대한 정보 전파 지연은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안전 소외’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2019년 11월 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50주년 창립기념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 제공]](https://newsfield.net/wp-content/uploads/2025/12/20251225_093447-600x338.jpg)
■ 매뉴얼 뒤에 남은 공백, 이제 설명이 필요하다
노조는 “직원의 생명보다 업무를 우선시하는 안전 매뉴얼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테러 위협 상황에서 ‘즉각 전파’를 원칙으로 삼아온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와 비교하면, 삼성의 대응 체계는 시대에 부합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안은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누구를 먼저 보호 대상으로 인식하는지, 그리고 정보 접근 권한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드러냈다. 성탄의 평화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삼성은 왜 1주일 전, 그 1시간 동안 직원들이 상황을 공유받지 못했는지, 그 판단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투명한 해명 없이는, ‘안전의 시계가 모두에게 공평했는가’라는 질문은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프랑스 리옹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 메달 시상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https://newsfield.net/wp-content/uploads/2025/12/20251225_094012-947x60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