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전문지

노동·인권

“5년의 기다림은 끝났다” 건보 상담노동자,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 걸어서 원주까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정규직 전환 이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정규직 전환 이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고용노동청 앞 기자회견 후 2박 3일 도보 행진 돌입
“수습 강요·경력 불인정은 정규직 전환 가장한 노동조건 후퇴” 비판

(뉴스필드) 김가은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이 약속된 정규직 전환의 온전한 이행과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서울에서 원주 본부까지 2박 3일간의 도보 행진에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이하 지부)는 13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의 수습 기간 강요와 경력 승계 거부 등 독소 조항을 규탄했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 합의 이후 5년이 지났음에도 공단이 오히려 노동 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정규직 전환 이행 촉구 및 완성을 위한 행진’을 선포했다.

■ “숙련공에게 3개월 수습? 고용 안정 아닌 ‘선별과 배제'”

김근영 지부장은 투쟁사를 통해 “상담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약속 이후 5년의 시간을 버텨왔다. 이제는 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충분히 기다렸기에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김 지부장은 공단이 요구하는 ‘3개월 수습 과정’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수십 년간 같은 책임을 감당해 온 숙련 노동자들에게 다시 수습을 요구하는 것은 고용 안정이 아닌 ‘선별과 배제’의 다른 이름”이라며 “경력 연차 미인정으로 실질 임금이 하락할 위기이며, 국적을 이유로 이주민 노동자를 배제하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공공성을 저버리는 차별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역시 “정부가 발표하고 공단이 합의한 소속 기관 정규직 전환이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다”며 “상담 노동자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상담하는 공공 서비스의 핵심 주체임에도 공단은 이들의 가치를 ‘값싼 노동’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권리 후퇴시키는 정규직 전환… 합의 본질 흔들지 마라”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본부장은 공단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2024년 노사가 전환 대상과 방식에 합의했음에도 공단은 수습 임용과 연차·인센티브 문제에서 발을 빼며 합의의 본질을 흔들고 있다”며 “이는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권리 후퇴이자 조건 낮추기”라고 규정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본부장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라는 원칙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며 “업무 숙련도가 높은 이들에게 수습을 적용하고 경력을 거부하는 것은 상식 밖의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 54일간의 농성 넘어 원주 본부 향해 도보 행진

기자회견을 마친 노동자들은 곧바로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이번 행진은 단순한 호소를 넘어 5년의 지연을 끝내겠다는 경고이자 공단의 결단을 요구하는 최후 통보라는 것이 지부 측의 설명이다.

5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은 △수습 임용 강제 철회 △경력 및 연차 승계 보장 △이주 노동자 차별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노동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온전한 정규직 전환이 실현될 때까지 원주 본부 앞 농성과 투쟁을 지속할 방침이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