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전문지

14일 오후 세종시 국토교통부 정문 앞에서 열린 '운전·승무 확대간부 결의대회'에서 정주회 철도노조 운전국장이 삭발을 마친 뒤, 참가자들과 함께 '시행령 입법예고'와 '감시카메라'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으며 정부의 CCTV 설치 강행에 항의하는 상징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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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감시받는 운전실…철도노조 “인권 침해가 어떻게 안전이 되나”

14일 오후 세종시 국토교통부 정문 앞에서 열린 '운전·승무 확대간부 결의대회'에서 정주회 철도노조 운전국장이 삭발을 마친 뒤, 참가자들과 함께 '시행령 입법예고'와 '감시카메라'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으며 정부의 CCTV 설치 강행에 항의하는 상징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14일 오후 세종시 국토교통부 정문 앞에서 열린 ‘운전·승무 확대간부 결의대회’에서 정주회 철도노조 운전국장이 삭발을 마친 뒤, 참가자들과 함께 ‘시행령 입법예고’와 ‘감시카메라’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으며 정부의 CCTV 설치 강행에 항의하는 상징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철도노조, 국토부 앞 결의대회 개최… “시행령 개정 중단 및 사회적 논의 우선해야”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과 전국철도지하철협의회 승무직종 대표자들이 정부의 철도 운전실 내 감시카메라(CCTV) 설치 강행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철도노조는 14일 오후 2시, 세종시 국토교통부 정문 앞에서 ‘운전·승무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철도안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부장 및 지회 대의원 등 간부 약 400명이 집결해 목소리를 높였다.

■ “절차 무시한 졸속 추진… 특정 직종에 책임 전가 우려”

노조 측은 국토부가 지난 8일 철도공사에 통보한 이번 개정안이 공청회나 연구용역 결과 공개, 현장 의견 수렴 등 기본적인 사전 협의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행령 개정은 국회 심의 없이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확정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생략된 채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국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철도 노동자에게 부과된 과태료의 93% 이상이 기관사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CCTV 설치가 사고 예방보다는 특정 직종에 사고 책임을 떠넘기는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현장 목소리 “노동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 안전의 역설 초래”

현장 발언에 나선 노동자들은 감시카메라가 불러올 부작용을 조목조목 짚었다.

김진혁 안산승무지부 조합원은 “좁은 운전실 내의 모든 순간을 녹화하는 것은 노동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감시의 족쇄”라며 “24시간 감시받는 환경은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를 위축시켜 오히려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안전의 역설’을 초래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고수빈 부곡기관차지부 조합원 역시 “열차 운전 행위는 이미 운전정보기록장치에 모두 기록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기관사가 전문가로서 판단하기보다 카메라에 찍히지 않기 위해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결코 안전을 위한 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전문가 제언 “감시는 안전이 아니다… 시스템 개선이 우선”

전문가 또한 정부의 접근 방식에 우려를 표했다. 손진우 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부주의로 축소하려는 것은 최신 안전 이론과 배치되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인적 오류는 시스템 실패의 결과다. 사고 조사의 초점은 ‘누가 잘못했는가’가 아닌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정주회 철도노조 운전국장이 삭발을 감행하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정 국장은 과거 동료들이 징계와 압박 속에 목숨을 끊었던 비극을 언급하며 “운전 노동자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정 국장의 삭발식 이후 ‘시행령 입법예고’와 ‘감시카메라’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을 거행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철도노조는 결의대회 직후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면담을 요구하는 한편, 정부가 일방적인 시행령 개정안을 철회할 때까지 전국적인 연대 투쟁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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