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원 조사서 비상망치 4종 모두 파괴 실패…5개 제조사 정보 개선 약속, 선택권 확대·망치 제공은 온도차
현대자동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적용한 접합유리가 침수·전복 사고 시 탈출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제조사들의 안전대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아 K9과 제네시스 G90은 후면까지 접합유리를 기본 적용한 것으로 확인돼 비상 상황에서 창문을 통한 탈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한국소비자원의 ‘자동차 비상탈출 장애요인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국내 완성차 6개 브랜드의 판매 차종 47종 가운데 36종(76.6%)은 1열 측면 창유리에 접합유리를 적용할 수 있었다.
그랜저·싼타페·팰리세이드·아이오닉 9과 기아 K9·EV9, 제네시스 G80·G90·GV60·GV70·GV80 등 12종은 1·2열 측면 접합유리를 모든 사양에 기본 적용하고 있었다.
■ 안전정보 개선에는 동의했지만…비상망치 제공은 검토 단계
소비자원이 망치형과 센터펀치형 등 비상탈출용 도구 4종으로 창유리를 시험한 결과 강화유리는 모두 파괴됐지만 접합유리는 충격 부위에 금만 생겼다.
소비자 1000명 가운데 765명(76.5%)은 자동차 측면 창유리에 접합유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732명(73.2%)은 정확한 비상탈출 안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제조사별 개선 대응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에 대해 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곳은 모두 창유리 안전정보 표시를 개선하겠다고 회신했다. 반면 측면 접합유리를 선택사양으로 운영하는 등 소비자 선택권 강화에 대해서는 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 등 3곳만 개선 의사를 밝혔다.
차량 출고 시 비상탈출용 망치를 제공하는 방안은 KG모빌리티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기아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나 비상탈출용 망치 제공과 관련해 이번 조사에서 별도의 개선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후속 조치와 시행 일정도 확인되지 않았다.
접합유리는 충격에 강하고 외부 소음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차량 문이 열리지 않는 사고 상황에서는 같은 특성이 탈출을 가로막을 수 있다.
소비자원은 제조사에 유리 종류와 적용 위치를 명확히 안내하고 접합유리 특성을 반영한 탈출 지침을 마련하도록 권고했으며, 관계부처에도 관련 지침 수립을 건의했다.
운전자에게는 차량에 장착된 강화유리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비상탈출 도구를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