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만 ‘난공사’ 설치비용 고객·노동자에게 전가 논란… 1년 28억원 대납?
코웨이가 신규 설치 시 발생하는 위험시공 비용을 고객과 직원에게 전가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SK매직과 청호나이스 등 경쟁사들이 신규설치 비용을 본사가 전액 부담하는 것과 달리, 코웨이는 고객에게 추가 비용을 청구하거나 직원들이 영업 압박에 못이겨 고객 부담을 대납하고 있는 현실이 전해졌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웨이의 방문점검원(코디코닥)과 영업관리직(지국장‧팀장) 노동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사측의 위험시공 비용을 떠안고 있다”며, 연간 추산되는 비용이 약 2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코웨이 제품 설치 과정에서는 배관, 타공, 전기, 천장 시공 등 다양한 복합 위험시공이 포함된다. 이 시공은 외부업체가 맡고 있으며, 사측은 제품별로 정해진 최소 비용만을 지불한다. 출장비용 및 시공 난이도에 따라 최소 비용을 초과하는 추가비용이 발생할 경우, 그 비용은 고객에게 청구된다.
고객이 추가비용을 부담하고 싶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이 자신의 사비로 이를 부담해야 한다. 이는 고객 유치 실적에 따라 수당과 평가 점수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사측은 이러한 추가비용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특히 동종업계의 경쟁사 SK매직과 청호나이스는 위험시공 추가비용을 전액 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코웨이가 비용을 고객과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악덕 관행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입장이다.
정의진 코웨이 CL지부 현장 팀장은 “현장에 공사를 하면 외주업체에 따라 출장 거리나 공사 난이도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하거나 직원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비데 전기 공사는 추가로 3만원, 정수기는 2만원에서 최대 15만원, 특수한 경우에는 40만원까지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것이다.
코웨이는 설치 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광고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설치비가 없다고 했는데 왜 추가 비용이 발생하냐”며 항의하고, 영업 실적에 따라 평가받는 코디코닥들은 고객과의 마찰을 겪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 팀장은 “코디코닥들의 수수료는 적은데, 힘들게 한 영업이 공사비 때문에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는 목표 달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압박을 가하지만, 정작 발생하는 추가 비용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추가 비용은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마주하는 코디코닥들이 개인 돈으로 부담하고 있다”며 “이는 부당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코웨이 방문점검원 장춘일 씨는 회견에서 “난공사 비용에 대한 견적 기준이 전무하며, 회사의 관리감독 절차도 없다”며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방문점검원들은 난공사 추가비용까지 감당하며 힘들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동조합이 올해 9~10월 실시한 현장 실태조사 결과, 코웨이 노동자들이 위험시공 추가비용으로 지출하는 개인 비용의 총액은 연간 약 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의진 팀장은 “우리는 고작 직원일 뿐인데 제품 설치비용까지 부담시키는 관행이 너무나 답답하고 억울하다”며 “코웨이가 최대 매출 실적을 자랑할 자격이 있는지, 그 실적이 사실은 현장 직원들이 사비를 털어 만들어진 것이란 사실을 누가 납득하겠냐”고 토로했다.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은 “동종업계 사례를 보더라도 코웨이의 행태는 부당하다”며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코웨이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SK매직 관계자는 “신규고객 상대로 설치비는 면제다. 향후 계약 기간내 해지할 경우, 해당 공사 비용이 위약금으로 발생된다”라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외주업체에 공사를 주지 않고, 자체 공사팀이 있다. 설치비 면제 조항에 따라 3년, 5년 등 약정을 하게 되며, 신규 설치비는 전액 무료다. 기간내 해지시 설치비가 포함된 위약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코웨이 측은 이날 불거진 신규 설치 시 발생하는 추가 공사 비용을 직원에게 전가한다는 논란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난공사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설치 비용은 고객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웨이 관계자는 “회사는 특수한 설치 환경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공사 비용에 대해 방문점검판매인에게 비용을 전가하거나 강요한 바가 전혀 없다”며 “방문점검판매원이 사적 영업행위를 위해 임의로 고객의 추가 제품 설치비를 대납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노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회사는 일반적으로 제품 설치를 무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특수한 설치 환경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공사 비용은 고객 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원 기준 이상의 공사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판매 과정에서 방문점검판매원이나 설치 기사가 사전에 안내하고, 공사 업체가 사전에 공사 견적을 확인해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 코웨이의 입장이다.
한편, 코웨이는 2024년도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1조823억원, 영업이익은 2112억원에 달하며, 매출은 전년 동기 1조62억원 대비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942억원 대비 8.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