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백색국가 제외에 깊은 유감…명백한 무역보복”
정부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 28일 깊은 유감과 함께 강력한 항의의 뜻을 밝히며 해법 마련을 위한 협의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백색국가는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되는 첨단 기술과 전자 부품 등을 다른 국가에 수출할 때, 허가신청이나 절차 등에서 우대를 해 주는 국가를 가리킨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28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우리 정부로서는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의 장에서 건설적 해법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을 지속 촉구해 왔음에도, 일본 정부가 결국 한일 경제협력은 물론 역내 번영과 세계 자유무역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강행한 데 더욱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일본의 조치는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의 일환이 아닌,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이자 한일 간 오랜 우호협력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측이 우리의 거듭된 수출관리 당국 간 대화 제안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보임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금이라도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모든 조치를 즉각 거두어들이고, 건설적인 해법 마련을 위한 대화와 협의에 진지한 태도로 응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이 대화와 협의를 이어 나가는 데 있어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무역업계도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 수출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강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무역협회는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의 조치는 외교적 사안을 경제 수단으로 보복한 것으로 한국은 반도체를 포함해 IT,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산업에서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며 “일본은 3대 교역국인 한국을 견제하느라 수출산업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날 0시부터 수출 관리상 우대 대상인 그룹A(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개정 수출무역 관리령 시행에 들어갔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28일 오전 0시 수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특혜 국가 ‘그룹A(화이트 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공식 제외했다”며 “한국 수출 규제 강화의 ‘제2탄’이 발동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첫번째 대(對)한국 수출 규제 강화를 시행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그간 일본 측에 여러 차례 백색국가 배제 조치 철회를 요구해 왔지만, 일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28일 코스피지수는 1,940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화이트리스트 악재로 증시 부진이 예상됐지만 주식시장에 별다른 충격은 주지 못했다. 예고된 악재인 만큼 이미 지수에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