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단체들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벨루가 방류 약속 불이행’과 관련,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및 무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롯데 측을 고소하며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는 핫핑크돌핀스, 천주교 청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등 22개 시민사회단체 및 개인 100명이 모여 ‘롯데는 7억원의 진실을 밝혀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공동 작성한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접수하며 롯데의 무고 행위를 규탄했다.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이 2022년 12월 16일 진행된 핫핑크돌핀스의 벨루가 방류 촉구 시위로 인해 7억여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은 허위라고 지적했다. 이는 롯데 아쿠아리움에 감금되어 있던 벨루가 두 마리가 사망하자 롯데 측이 마지막 남은 벨루가 ‘벨라’를 자연 방류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평화적 시위였다고 강조했다.
■ ‘7억 손해’ 주장의 허위성 논란
롯데 측은 핫핑크돌핀스에게 “불법 집회 단체” 혹은 “거액의 재물 손괴도 불사하는 과격한 집단”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손해액을 부풀려 허위 고소했다고 시민단체들은 주장했다. 그러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수조 제작 업체인 레이놀즈 폴리머 테크놀로지의 자매회사 ICM 대표 네이선 레이놀즈는 핫핑크돌핀스에 “롯데월드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양심 고백을 했다.
네이선 레이놀즈의 양심 고백이 없었다면 핫핑크돌핀스는 형사 재판에서 중형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단체들은 밝혔다. 실제로 1심 재판 과정에서 롯데 측이 주장한 수조 보수 수리비 7억 원의 산출 경위와 내역, 즉 미국에서 수조 보수 전문가 5명이 실제로 와서 보수 작업을 벌였는지, 그리고 보수 작업이 이뤄지던 기간 동안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영업을 하지 못한 것이 맞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됐다. 판사가 석명을 요구했음에도 롯데 측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자 1심 판사는 이 부분을 문제 삼으며 판결문에 7억 원의 피해에 대해 “심히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 시민단체 탄압 규탄 및 진실 규명 촉구
결론적으로 핫핑크돌핀스의 벨루가 방류 촉구 현수막 부착 행동으로 인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7억 3천4백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라고 단체들은 역설했다. 시민단체들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전 대표자와 전 관장, 그리고 이들과 공모한 아쿠아홀딩스의 김 모 대표를 경찰에 고소 및 고발하여 롯데가 입었다는 피해 금액 7억 원의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은 롯데가 ‘시민단체 입막음’이라는 잘못된 의도를 가지고 터무니없는 피해 사실 부풀리기를 통해 핫핑크돌핀스를 무고한 것에 사과하고, 더 늦기 전에 모든 문제가 시작된 흰고래 벨라의 방류 약속 이행을 위해 진심 어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벨루가는 장난감이 아냐”…어린이들의 외침
정치하는엄마들 김정덕 활동가는 여섯 살 아이의 그림을 들고 나와 “엄마 돌고래 눈부시니까 사진도 찍지 말라고 해. 밥은 주고 있어? 쉬게 하라고 해. 죽이지 말라고 해. 근데 가서 왜 말만 하는 거야? 바로 구해줘야지. 가서 데리고 나와. 핫핑크돌핀스를 구해줘. 돌고래는 장난감이 아냐”라는 아이의 발언을 전하며 벨루가 구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공동대표는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다른 존재를 함부로 가두고 이윤을 취하며 생명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폭력인가, 아니면 모든 존재는 평등하게 존엄하다며 더불어 살아가자고 외치는 것이 폭력인가”라고 반문하며 롯데의 행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시민단체 입막음을 위해 피해 금액을 허위로 조작해 탄압하는 것이 폭력인가, 기업에게 자신들이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사회적 책임 다하라고 촉구하는 게 폭력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동물 복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 측이 제기한 7억 원 상당의 피해 주장이 법정에서 ‘의문’으로 지적된 점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진실 규명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