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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건 1주기, 교대생 “교사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순직 교사 1주기인 18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 소속 학생 30여명과 교사 출신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폭우 속에서 검정색 상하의 위에 우비를 입고 서울시교육청 앞에 모였다.

이들은 교육현장이 바뀐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촉구했다.

앞서 서이초 사건 직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51%가 교직 외 다른 진로를 고민한다고 답했다. 교대련은 서이초 1주기를 앞두고 교직에 대한 교대생들의 인식을 다시 한 번 조사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총 700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교대생 64.5%가 ‘교권 5법이 통과되었지만 현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으며, 62.9%는 ‘사건 이후 교직을 생각하면 매우 불안감이 커졌다’고 답했다. 교대생들은 악성민원과 교사들을 보호할 체계가 없는 것을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건 직후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교사가 되고 싶다’고 답한 교대생이 61.1%,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변함없이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응답이 13.8%로, 교대생 4명 중 3명이 사건 이후에도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교대련은 교대생들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되고 나서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이 바뀌어야 한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학교 현장의 민낯은 생각보다 참혹했다. 정부, 국회, 각 교육청은 앞다투어 대책을 내놓았고 교권보호4법, 생활지도고시 등 교권보호를 위한 방안들이 마련됐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변한 것이 없다. 여전히 교사들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말하며 학교 현장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백 의원은 이어 “저는 웃음이 넘치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돕는 것이 제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초등학교 교사였다. 하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교육현장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그것이 제가 교실을 떠나 국회에 들어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 의원은 최근 발의한 ‘서이초 특별법’에 대해 “서이초 특별법은 교권 회복의 첫 발걸음이다. 서이초 특별법 뿐만 아니라 교권 회복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도록 4년의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하며 교권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나영 교대련 의장(서울교대 총학생회장)은 “서이초 선생님께서 순직하신 지 1년이 지났다. 많은 선생님들이 교직을 그리고 삶을 포기했다. 1년 동안 선생님들의 교실은 얼마나 변했나?”라고 질문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지난 1년 간 우리 교육대학생들은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 현장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매주 토요일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모여 교사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주장했다. 각 학교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동시다발 추모 집회도 진행하며 22대 국회에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의장은 “교사들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지 않고, 아동 학대로 고소 당할 걱정 없이 바르게 교육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이초 1주기 추모사업 준비단 서울교대 1학년 박상현 씨는 “교사의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 임용고시에 합격한 후 학교에서 첫 발령을 받은 선생님은 얼마나 기뻤을까. 그러나 그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던진 폭탄을 맞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씨는 또한 “교권 5법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권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실제로 교권 5법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권 5법이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되려면 정부와 입법기관의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전국 교육대학교 및 초등교육과 학생회 연합체로, 2013년 발족하여 2024년 현재 12기 교대련이 활동하고 있다. 8개 교육대학 총학생회(서울, 경인, 춘천, 청주, 전주, 광주, 진주, 부산)와 2개 초등교육과 학생회(교원대, 제주대)로 이루어진 학생회 연합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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