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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게임 하드캐리’ 광고하고 성능은 3분의1로 묶었다…과징금 201억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배포한 삼성전자 제재 보도자료. 고사양 게임을 켜는 즉시 최대 성능을 제한한다는 사실을 광고에서 뺐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약 200억원을 부과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배포한 삼성전자 제재 보도자료. 고사양 게임을 켜는 즉시 최대 성능을 제한한다는 사실을 광고에서 뺐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약 200억원을 부과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고사양 게임할 때 하드캐리”라고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고사양 게임을 켜는 즉시 칩 성능을 원래의 3분의 1 수준으로 묶어둔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를 속인 기만광고로 판단하고 과징금 201억1400만원(잠정)을 매겼다.

28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삼성전자가 2021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스마트폰 갤럭시 S21·S22 시리즈와 태블릿 갤럭시 탭S8을 광고하면서 게임 성능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2022년 3월 소비자 신고 등으로 조사를 시작한 지 4년 7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에 맞춰 홈페이지와 홍보 영상, 신제품 발표회(언팩)에서 게임 성능을 앞세웠다. “역대 갤럭시 중 가장 빠른 5nm AP, 고사양 게임할 때 하드캐리”, “모바일 게임 경험의 끝판왕, 120Hz 디스플레이는 빠른 화면 전환과 터치에도 반응합니다” 같은 문구다.

삼성전자가 2021년 갤럭시 S21 홍보 영상에서 내건 '고사양 게임할 때 하드캐리' 장면. 공정위 조사에서는 같은 시기 고사양 게임 82개에서 칩 최대 속도가 미리 묶여 있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삼성전자가 2021년 갤럭시 S21 홍보 영상에서 내건 '고사양 게임할 때 하드캐리' 장면. 공정위 조사에서는 같은 시기 고사양 게임 82개에서 칩 최대 속도가 미리 묶여 있었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실제 기기는 달랐다. 삼성전자는 게임할 때 발열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인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를 넣었는데, 이 중 ‘개별정책’은 기기 온도와 상관없이 특정 게임을 켜자마자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AP)의 최대 속도와 화면 주사율을 미리 정한 값으로 묶었다. 기기가 뜨거워지기 전부터 성능 상한을 낮춘 것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갤럭시 S22로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실행하면 중앙처리장치(CPU) 최대 속도는 2.99GHz에서 0.94GHz로, 그래픽처리장치(GPU)는 818MHz에서 220MHz로 떨어졌다. 원래 성능의 31.4%, 26.9%다. 이렇게 성능이 묶인 게임은 S21 시리즈 82개, S22 시리즈 47개, 탭S8 시리즈 8개였다.

성능 상한이 묶이면 높은 성능이 필요한 순간에도 그 이상을 낼 수 없다. 공정위는 이 경우 게임이 멈추거나 늦게 반응하는 이른바 ‘버벅임’과 그래픽 품질 저하가 생길 수 있고, 실제로 화면이 끊기고 해상도가 떨어졌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고가 스마트폰을 사는 소비자가 게임 성능을 중요하게 따지던 시기에 삼성전자가 성능이 일률적으로 제한된다는 정보를 빼고 광고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방해했다고 봤다. 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 매출 4조228억원 제품에 과징금 0.5%

과징금은 이 제품들의 관련 매출 4조228억원에 부과기준율 0.5%를 곱해 나왔다. 법이 정한 범위는 0.1~2.0%다. 공정위 심사관은 중대한 위반으로 보고 600억원대 과징금을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원회의는 삼성전자가 논란 직후인 2022년 3월 업데이트로 이용자가 성능 제한 여부를 직접 고를 수 있게 한 점을 참작해 ‘중대성이 약한 위반’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불복할 방침이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은 “GOS는 사용자의 게임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최적화 기능”이라며 “구체적인 최적화 작동 방식을 광고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만 광고로 판단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의결서를 받는 대로 소송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GOS 소송 8건이 모두 손해배상 책임 인정 없이 끝났다는 점도 내세운다. 국내에서는 소비자 1690명이 낸 손해배상 소송이 올해 3월 서울고법 조정 결정으로 확정됐고, 소비자들은 공정위 신고도 거둬들였다.

다만 앞서 1심인 서울중앙지법도 지난해 6월 광고 자체에는 기만적인 소지가 있다고 봤다. 원고들에게 실제 손해가 생겼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아 청구를 기각했을 뿐이다.

공정위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서울고법에서 시작한다. 대법원까지 가면 처분이 확정되기까지 다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GOS가 적용된 갤럭시 S21·S22가 나올 당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끈 사람은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다. 노 사장은 현재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올라 있으며 DX부문장과 MX사업부장을 함께 맡고 있다.

삼성전자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이재용 회장이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주주는 삼성생명(8.51%)이고,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삼성물산(19.34%),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이 회장(22.01%)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 1.67%를 직접 갖고 있으며, 등기이사가 아닌 미등기 임원이어서 이사회 구성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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