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전문지

노동·인권 주요 기사

‘대통령의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들… 청와대 비정규직들, 이재명 대통령 고용보장 촉구

2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합원들이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보장과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합원들이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 보장과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를 일주일 앞두고, 그간 청와대 권역에서 근무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 위기에 처했다며 대통령의 직접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이하 서울지부)는 23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 결정으로 인해 현장에서 헌신해 온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고용 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

■ 12월 31일 계약 종료… “상시 업무인데 용도 폐기”

서울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 발표 이후 미화, 조경, 보안, 안내 등 청와대 개방 및 시설 운영을 담당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극심한 고용 불안에 시달려왔다. 특히 오는 12월 31일 청와대재단과 민간 용역업체 간의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소속 노동자들은 당장 새해부터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다.

여는 발언에 나선 김윤수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대통령은 29일부터 청와대로 출근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그곳을 지켜온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며 “대통령실은 이 문제를 문체부 소관이나 예산 핑계를 대며 회피하고 있으나, 청와대 운영 방향을 바꾼 주체인 대통령실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 대통령의 ‘공정’ 약속, 현장에선 “부도덕한 쪼개기 계약”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실했다. 정산호 청와대분회 안내직 노동자는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상시·지속 업무 정규직 채용’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정 노동자는 “대통령께서 직접 ‘11개월 쪼개기 계약은 정부의 부도덕’이라 지적했음에도, 현장 공무원들은 계약 종료를 이유로 해고가 정당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3년간 85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한 노동자들을 필요할 땐 쓰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용도 폐기’ 대상으로 보지 말라”고 규탄했다.

이우석 청와대분회 분회장 역시 “지난 18일 대통령실 경청비서관실과 면담했으나, 법적으로 고용 보장 의무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고 전하며, “국가의 상징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대통령의 집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버려지는 현실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다.

■ “재하청 구조는 정부 가이드라인 위반”… 투쟁 수위 높인다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의 고용 형태가 2017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과 2012년 ‘용역근로자보호지침’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설령 청와대 개방 사업이 축소되더라도 기존 인력을 흡수할 방안을 마련하거나, 타 정부 기관의 공무직 전환 등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고용 위기에 직면한 미화, 조경, 보안, 안내직 노동자 중 41명은 노조에 가입해 공동 대응 중이다.

서울지부는 향후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한편,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하는 12월 29일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 후 청와대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과 출근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