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워홈,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벤슨 사업 양수…기존 대여금 180억도 승계
소수주주 지분 40% 넘어…거래가격 적정성과 재무부담 쟁점
구지은 그래핀스퀘어 기타비상무이사(전 아워홈 부회장)가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아워홈 편입을 두고 “개인 금고로 착각”한다며 한화 측을 공개 비판했다. 김동선 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관여해 온 적자 사업을 아워홈이 넘겨받는 데 반발하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까지 거론했다.

30일 확인한 구 이사의 SNS 게시글 캡처에 따르면 구 이사는 벤슨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부잣집 도련님의 취미 적자사업을 건실한 아워홈 자금으로 떠안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실한 아워홈의 자금을 마치 개인 금고로 착각하며 부당 지원에 거리낌이 없다”며 “아워홈을 적자 사업 인수 플랫폼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는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 이사는 김승연 회장을 향해서도 “이것이 한화가 강조해 온 ‘신용과 의리’의 경영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건희 회장을 존경한다는 김 회장을 거론하며 “이 회장이 살아계셨다면 과연 이런 경영을 용납하셨을까?”라고 반문했다. 이건희 회장의 조카인 구 이사는 “내가 아는 외삼촌, 이건희 회장이라면 대단히 분노하셨을 일이다”라고도 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 22일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인 베러스쿱크리머리와 아이스크림·커피 등 제조·판매사업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공시한 양수가액은 360억원이며 거래 종결 예정일은 11월 6일이다. 아워홈은 외부평가기관의 평가를 근거로 거래가격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의 정정공시에는 베러스쿱크리머리에 빌려준 180억원의 채무자를 아워홈으로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대여금은 지난해 말 40억원에서 올해 추가 대여를 거쳐 180억원으로 늘었으며, 공시된 이자율은 연 4.6%다. 다만 최종 양수가액은 순운전자본과 순차입금 등을 반영해 정산할 예정이어서 360억원과 승계 채무 180억원을 단순 합산해 실제 부담액으로 볼 수는 없다.
베러스쿱크리머리의 지난해 매출은 43억2300만원, 영업손실은 95억4100만원이었다. 회사 전체의 영업손실이 매출의 두 배를 웃도는 상황에서 아워홈이 사업을 넘겨받는 것이다. 양수가액 360억원은 아워홈의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 402억9265만원의 약 89.3%다. 이는 거래 규모를 비교한 수치로 실제 현금 지출액이나 손실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이번 거래는 양쪽 회사의 주주 구성이 다르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한화갤러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지만, 아워홈은 지난해 말 기준 한화 측 우리집에프앤비가 50.62%, 구지은 이사가 20.67%, 구명진 전 아워홈 이사가 19.60%,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8.00%를 보유했다. 나머지 1.11%는 기타 주주 지분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명진·구지은 이사는 고 구자학 아워홈 창업회장의 자녀로, 세 남매의 지분 합계는 48.27%다. 장녀인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은 지분을 매각했다. 인수 사업에서 추가 손실이 나면 한화 측뿐 아니라 창업주 일가 등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사장은 한화M&S에서 그룹의 테크·라이프 사업 전략을 맡고 있다. 아워홈은 한화M&S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우리집에프앤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아래 있으며, 김 사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16.85%도 보유했다. 이번 거래는 김 사장이 관여해 온 식품·유통사업 재편 과정에서 이뤄졌다.
구지은 이사는 고 구자학 아워홈 창업회장의 막내딸이며, 구명진 전 아워홈 이사는 그의 둘째 언니다. 두 사람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의 친손녀이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외손녀다. 모친 이숙희 씨는 이병철 창업회장의 차녀이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다.
구지은 이사는 2024년 아워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주요 주주로 남아 한화 측 경영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구명진 전 이사 역시 아워홈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두 자매의 합산 지분율은 40.27%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6일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아워홈의 전국 물류망과 냉동 배송체계, 식품 제조·원재료 구매 역량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7곳인 벤슨 매장을 내년까지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쳐 100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물류·구매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개된 영업양수 공시에는 외부평가기관의 명칭과 구체적인 가격 평가 산식, 사업 편입 이후 손익 목표가 제시되지 않았다. 한화갤러리아가 전액 출자한 자회사의 적자 사업과 기존 채무를 아워홈이 넘겨받는 만큼, 거래가격이 적정한지와 사업 결합의 이익이 아워홈 자체의 수익성으로 얼마나 돌아올지가 핵심 쟁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