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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건설 ‘엘리프 세종’ 40m 철탑 반발…85쪽 분양공고엔 철탑 두 줄뿐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낸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64쪽. 철탑에 관한 내용은 "단지 동측에 고압선 및 철탑이 위치합니다" 한 문장이 전부다. (출처=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낸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64쪽. 철탑에 관한 내용은 "단지 동측에 고압선 및 철탑이 위치합니다" 한 문장이 전부다. (출처=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같은 공고문 67쪽 단지 외부여건 항목. 송전선로와 철탑이 계획 또는 위치돼 있으니 나중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적었다. 철탑 높이나 공사 시기는 나오지 않는다. (출처=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같은 공고문 67쪽 단지 외부여건 항목. 송전선로와 철탑이 계획 또는 위치돼 있으니 나중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적었다. 철탑 높이나 공사 시기는 나오지 않는다. (출처=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계룡건설산업이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합강동)에 분양한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인근에 높이 40m 철탑이 들어서면서 분양자들이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낸 85쪽 분량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철탑을 언급한 문장이 두 줄 있었지만, 어떤 철탑이 얼마나 높게 언제 들어서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3일 세종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단지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사업주체(시행사)는 계룡건설산업과 원건설산업, 동광도시건설 3개사다. 시공은 계룡건설산업과 원건설이 맡았다. 단지는 5-1생활권 L9블록에 지하 2층~지상 최고 18층, 424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2028년 2월 말 입주 예정이다.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 L9블록에 짓는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조감도. 지하 2층~지상 최고 18층, 424가구 규모로 2028년 2월 말 입주 예정이다. (사진=계룡건설 컨소시엄 제공)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5-1생활권 L9블록에 짓는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조감도. 지하 2층~지상 최고 18층, 424가구 규모로 2028년 2월 말 입주 예정이다. (사진=계룡건설 컨소시엄 제공)

분양자들이 문제 삼는 시설은 합강동 산61번지에 짓고 있는 CT철탑이다. CT철탑은 땅 위를 지나는 송전선을 땅속 선로로 바꿔 잇는 지점에 세우는 케이블 철탑(Cable Tower)이다. 이 철탑은 단지에서 약 200m 떨어져 있고, 세종~월산 간 전력 공급을 위해 높이 40m로 지어져 내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분양자들은 미리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한 분양자는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던 CT철탑이 주거단지 바로 옆에 들어선다는 것은 주민들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분양자들은 철탑에서 앞으로 들어설 초등학교 부지까지 거리도 200m 남짓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모바일 단체대화방에서 대안을 모아 철탑을 남쪽으로 약 800m 떨어진 명학리 산51번지 유보지로 옮겨 달라고 LH 세종특별본부에 건의하고 있다.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새로 분양되면 그 분양자들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이다.

■ 공고문엔 ‘철탑 위치합니다’와 ‘문제제기 불가’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실린 현장 위치도. 단지 주변 학교와 공원 예정지는 표시돼 있지만 철탑은 그려져 있지 않다. (출처=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실린 현장 위치도. 단지 주변 학교와 공원 예정지는 표시돼 있지만 철탑은 그려져 있지 않다. (출처=엘리프 세종 스마트시티 입주자모집공고문)

계룡건설 등 사업주체가 낸 입주자모집공고문에서 철탑은 두 곳에 나온다. 64쪽 유의사항에는 “단지 동측에 고압선 및 철탑이 위치합니다”라는 한 문장이 있다.

67쪽 ‘단지 외부여건’ 항목에는 “본 사업지구 및 인접지역에 송전선로(철탑포함) 및 각종 도시시설물 등이 계획 또는 위치되어 있는 바, 추후 동 시설물들로 인한 환경영향에 대하여 문제제기 등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청약자가 나중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면책 조항이다.

두 문장 어디에도 송전선을 땅속으로 넣기 위한 CT철탑을 새로 짓는다는 설명은 없다. 64쪽 문장은 철탑이 이미 ‘위치한다’는 현재형이고, 단지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새 철탑이 들어선다는 사실이나 구체적인 위치 지번도 적지 않았다. 공고문 전체에서 ‘CT’나 ‘케이블 철탑’, ‘지중화’ 같은 단어는 찾을 수 없었다.

LH 측 설명은 다르다. LH 세종특별본부 관계자는 “5-1생활권 아파트 시공사를 모집할 때 주변에 전력공급시설(CT 철탑)이 들어설 것이라고 사전에 고지를 했다”며 “시행지침이나 결정조서 등이 토지 매각 전부터 입주자모집 공고문에 공개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LH 설명대로라면 CT철탑 계획은 토지를 사들일 사업자에게 이미 알려진 정보였다. 하지만 청약자가 직접 받아 보는 공고문에는 새 철탑의 종류와 위치가 빠진 채 ‘철탑이 위치한다’는 문장과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문장만 남았다.

계룡건설산업의 최대주주는 이승찬 계룡건설산업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지분 22.97%를 갖고 있고, 계룡장학재단과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합한 지분은 38.50%다. 이 회장은 2017년 창업주인 고 이인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 최대주주가 됐으며 등기 사내이사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대표이사는 오태식 사장과 윤길호 사장이 맡고 있다.

LH 관계자는 철탑 이전 요구에 대해 “철탑 민원에 지금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철탑은 내년 6월 준공을 앞두고 있고, 분양자들이 입주하는 시점은 그로부터 8개월 뒤인 2028년 2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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