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전국 대리점을 통해 운영 중인 ‘위탁소사장제도’가 2019년 불거진 불법 운영 의혹에 이어, 최근 ‘유심(USIM) 수급 사태’ 보상금 누락 논란까지 겹치며 다시금 공정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본사의 막강한 권한 아래 복잡한 유통 구조로 운영되는 이 제도가 결국 소상공인의 희생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 2019년 불법 의혹…“성과 보상이 아닌 책임 전가”
SK텔레콤의 위탁소사장제도는 실적이 우수한 대리점 점장을 ‘소사장’으로 전환해 여러 매장을 맡기는 시스템이다. 명목상 ‘성과에 대한 보상’ 구조지만, 2019년부터 이 제도가 불공정하게 운영되었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되어 왔다.
당시 경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부 소사장은 최대 1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게 되며, 실적 부진 매장까지 강제로 떠안아야 했다. 이로 인해 “우량 매장으로 저실적 매장의 손실을 메우는 구조”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문제는 제도 운영 과정에서 계약 강요, 사문서 위조, 금전 소비대차 강요, 기기 강매 등의 부당 행위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운영이 불가능했다”며 사실상 본사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대리점과 소사장 간의 ‘갑을 구조’를 고발했다.

SK텔레콤은 당시 의혹에 대해 사문서 위조는 사실이 아니며, 금전소비대차는 보증보험 개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예고하며 논란은 이어졌다.
■ 2025년 유심 사태 보상 누락…“본사 돈은 대리점 몫?”
최근 발생한 유심 수급 사태로 약 50일간 개통이 막히면서, 전국 SK텔레콤 매장들은 큰 영업 손실을 입었다. 이에 SK텔레콤은 공식 대리점에 대해 월세, 인건비, 실적 기반 지원금을 포함한 대규모 보상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며 손해를 감당한 ‘소사장’에게 이 보상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의 유통 구조는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 ▲ 독립 사업자인 공식 대리점 ▲그리고 일부 대리점이 소사장(위탁 운영자)에게 매장을 재위탁하는 형태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유심 보상 피해 사례 역시 대부분 이 ‘대리점 → 소사장’ 구조 내 위탁 매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매장 임대료, 급여, 관리비 등은 소사장이 모두 부담하지만, 이번 지원금은 대리점에만 지급되었고, 다수 대리점은 소사장에게 지급 계획조차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사장은 “보상 취지는 매장 손실 보전인데, 정작 우리가 지원을 못 받고 대리점만 수령했다”며 “개점휴업 수준의 피해를 입고도 그림의 떡만 바라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 본사 해명과 한계…“우리는 계약 주체가 아니다”
SK텔레콤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해당 사안은 대리점주와 산하 인력 간의 문제이며, SK텔레콤과 소사장 간에는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 단, 소매장 실적은 유통망 보상안 산정에 포함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본사가 법적 책임에서 벗어났음을 강조하는 해명이지만, 도의적 책임과 실질적 운영 통제력에 대한 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통망 구조를 설계하고, 실적 기준을 적용하며, 위탁 제도를 직접 운영해온 주체가 SK텔레콤이라는 점에서 ‘무책임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구조적 비판: 본사가 짠 틀, 책임은 대리점에?
특히 SK텔레콤이 공식 보고서를 통해 ‘T-마스터 소사장제도’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대리점 내부 문제가 아닌 본사 주도형 구조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SK텔레콤의 201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돼 있다:
“우수한 영업 성과를 거둔 대리점 직원을 선발하여, 별도 투자금 없이 독립적으로 3년간 대리점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소사장 제도가 단순히 대리점 자율적 채용 방식이 아닌, 본사의 전략적 유통 정책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SK텔레콤 위탁소사장제도는 성과 보상을 명분으로 소상공인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본사는 구조 설계자임에도 책임에서는 비켜나 있다는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유심 사태로 재점화된 이번 논란은 소사장뿐만 아니라 통신 유통 생태계 전반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책임은 대리점에, 이익은 본사에”라는 구조가 과연 지속 가능한 것인지, SK텔레콤은 이제 구조 개편과 제도 개선을 포함한 실질적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