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억원에 인수한 금융 자회사를 55억원에 팔기로 한 스퀘어텍(옛 알엔투테크놀로지)이 매각 잔금 수령 일정을 다시 늦췄다. 김강호 대표이사가 이끄는 이 회사는 운영자금 70억원을 마련할 유상증자 납입일도 내년으로 미뤄 자산 매각과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유입이 함께 지연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9일 아펙스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의 처분 예정일을 10월 30일에서 11월 30일로 변경했다. 총 매각대금 55억원 가운데 계약금 두 차례를 제외한 잔금은 47억5000만원이다. 당초 9월 3일이던 처분 예정일이 10월 30일을 거쳐 두 차례 연장됐다.
스퀘어텍은 저온동시소성세라믹(LTCC) 소재와 이를 활용한 이동통신 기지국용 부품, 의료기기·방산용 다층 세라믹 기판을 만드는 회사다. LTCC 원천소재를 독자 개발해 소재부터 완성 부품까지 자체 생산하는 기술이 강점이다. 이 같은 세라믹 소재·부품 제조사가 금융 자회사를 인수했다가 1년여 만에 매각에 나선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아펙스인베스트먼트 지분을 100억원에 취득했다. 매각가는 인수가보다 45억원 낮지만 이를 이번에 새로 발생하는 처분손실로 볼 수는 없다. 반기보고서상 해당 투자주식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72억71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평가손실 18억2800만원을 거쳐 54억4300만원으로 낮아졌다. 매각가 55억원은 이 장부가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금 유입을 기다리는 동안 전환사채(CB)를 되사는 지출도 있었다. 회사는 부동산 매입대금과 상계해 발행했던 제6회 CB 가운데 25억원을 9월에, 나머지 26억원을 10월에 만기 전에 취득했다. 공시된 원금과 이자를 합친 취득금액은 약 52억2100만원이다. 회사는 해당 회차의 전액 상환과 함께 관련 부동산의 근저당도 해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자회사 매각 잔금·운영자금 증자 함께 지연
7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도 10월 30일에서 내년 1월 29일로 바뀌었다. 젠테크놀로지투자조합에 신주 328만6384주를 주당 2130원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납입이 완료되면 이 조합이 지분 19.4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2월 18일이다.
현재 최대주주는 공시상 지분 15.33%를 보유한 크로스1호조합이다. 지난 7월 대량보유보고서에 따르면 이 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지분 39.98%를 가진 크로스2호조합이며, 크로스2호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윤창돈 전 스퀘어텍 독립이사로 출자비율은 55.60%다. 회사는 지난달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스퀘어텍으로 상호를 바꾸고 윤 전 이사를 해임했다. 김강호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안은 부결됐다.
윤모 씨 등 4명은 지난 7월 23일 회사와 김모 씨를 상대로 대표이사·사내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청인들은 대표이사 사임에 따른 지위 부존재를 주장하며 직무정지와 다른 인물의 대표이사 지위 임시 인정을 요구했다. 수원지방법원은 9월 10일 보호할 권리나 보전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항고장도 인지대·송달료 보정 명령이 기한 내 이행되지 않아 10월 15일 각하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93억2100만원, 영업손실은 21억5700만원이다. 중단영업손실 28억5600만원을 포함한 순손실은 65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손실 38억6400만원을 웃돌았다. 다만 6월 말 연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2억5200만원으로, 상반기 말 잔액과 이후의 자금 유입·지출 일정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회사는 아펙스인베스트먼트 매각 목적을 자산 운영 효율성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유상증자 목적을 운영자금 확보로 밝혔다. 최신 매각 공시에는 11월 30일 잔금 지급 일정과 함께 법령상 승인이 지연되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