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사회

성북구, 선거법 검토 않고 상권 지원 예산 편성…사업 추진단계서 제동

성북구청 전경. 제공=성북구청
성북구청 전경. 제공=성북구청

서울시 공모사업 선정 후 점포별 위생환경 개선 무산…담당 과장 “놓친 부분” 인정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개별 점포의 위생환경 개선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

예산 편성 전에 법률상 문제를 확인하지 않아 구의회 심의까지 거친 사업이 집행 단계에서 중단된 것이다.

4일 성북구의회가 공개한 제322회 정례회 행정기획위원회 심사 내용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열린 2025회계연도 결산 심사에서 성북동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의 예산 미집행 문제가 제기됐다. 정윤주 성북구의원은 사업 집행잔액 사유에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미추진’이라고 기재된 경위를 따져 물었다.

최종삼 성북구 지역경제과장은 “당초 계획은 점포별로 위생환경 개선을 지원하려고 했었는데 성북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한 결과 해당 점포들을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가 문제 삼은 것은 상권 육성사업 전체가 아니라 개별 점포에 대한 직접 지원 방식이었다.

해당 사업은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추진됐다. 성북구는 다른 자치구의 사례를 참고해 사업계획을 제출했고 공모에 선정됐다. 이후 예산까지 편성했지만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단계에서 선관위에 질의한 결과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업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예산 편성과 심의보다 뒤늦게 이뤄진 셈이다.

정 의원은 “예산을 편성할 당시에는 일단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예산편성을 하셨고, 본예산 통과했고, 그다음에 막상 사업을 개시하려는 시점에서 선관위에 질의를 했더니 이거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 안 되고”라며 행정 절차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예산을 의회에 제출하기 전에 선관위의 판단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던 사안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최 과장은 “그 부분은 저희가 놓친 부분입니다”라고 인정했다. 정 의원은 예산 심의를 거쳐 확보한 재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점뿐 아니라 지원을 기대했던 상인들에게도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부서에서도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예산 편성 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최 과장은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사례는 지자체가 공모사업에 선정되고 의회의 예산 승인까지 받았더라도 지원 방식에 대한 법률 검토가 선행되지 않으면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북구가 사전 법률 검토 절차를 어떻게 개선했는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