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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체코 원전 ‘미확정’ 공시 833일 끝에 협상 종료…주가 하루 18.6% 급락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중흥토건 보유 지분 가치 하루 새 4472억원 줄어…공시엔 ‘협의 지속’, 보도자료엔 ‘수용 불가’

대우건설 주가가 29일 하루 만에 18.57% 떨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사장 김회천)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시공계약 협상을 끝내겠다고 밝힌 날이다. 대우건설은 2024년 7월부터 이 사업을 두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공시를 8번 냈다. 833일 만에 받아 든 답이 협상 종료였다.

29일 한국거래소와 대우건설 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 주가는 이날 1만162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2650원(18.57%) 내린 값이다. 장중에는 1만930원까지 밀려 23.4% 빠지기도 했다. 거래량은 3123만주로 전날 480만주의 6.5배였다.

하루 새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1조888억원이다. 상장주식 4억1089만주에 하락폭을 곱한 값이다. 지난 4월 기록한 종가 고점 3만715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68.7% 낮아졌다.

한수원은 이날 “주요 계약 조건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시공계약 협상을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다. 두코바니 5·6호기는 1000㎿급 한국형 원전(APR1000) 2기를 짓는 약 26조원 규모 사업이다.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로부터 사업을 따낸 주계약자로, 시공은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에 맡길 계획이었다.

대우건설은 같은 날 풍문 해명 공시에서 한수원으로부터 협상을 “종료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식 서면 통지를 수령하지 않았으며” 한수원에 “협의를 지속하고자 하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적었다.

같은 날 컨소시엄이 낸 보도자료의 표현은 더 강했다. 컨소시엄은 한수원이 “추가적인 협상 기한 연장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투자자에게 내는 공시에는 ‘협의 지속’을, 언론에 낸 자료에는 ‘수용 불가’를 적은 셈이다.

컨소시엄은 지난 7일 바뀐 계약안을 받았는데 “단 3주 만에 최종 입장을 정해 협상을 마무리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였다”고 주장했다. 12월 31일까지 기한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2024년 1월 제출한 단가를 그대로 받겠다는 뜻과 함께, 손실을 감수할 수준으로 깎은 수정안도 냈다고 밝혔다.

한수원의 설명은 다르다. 한수원은 약 15개월 동안 78차례 실무회의와 경영진 협상을 거쳤다고 했다. 계약 때 정한 금액에서 공사비를 더 주지 않는 총액확정계약을 지켜야 하는데, 시공사 측이 공사 물량이 늘면 추가 비용을 정산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시공사 측이 원자로 내장품과 터빈발전기 설치 같은 기본 업무에 소극적이었다고도 주장했다. 저가 수주 탓에 시공비를 깎았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 ‘논의 중’ 해명 여덟 번…바뀐 계약안 받은 다음 날 ‘체코 집중’ 조직개편

대우건설의 체코 원전 관련 미확정 해명공시는 이번이 8번째다. 미확정 해명공시는 보도 내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때 내는 공시로, 회사는 정해진 기한 안에 다시 공시해야 한다. 첫 공시는 팀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2024년 7월 18일이었다. 이후 2024년 8월·11월, 2025년 5월·6월·12월, 올해 6월에 같은 사안의 공시가 이어졌다.

올해 6월 2일 공시에서 대우건설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과 당사 간 시공 계약 체결에 관하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149일 뒤 한수원이 협상 종료를 알려왔다.

컨소시엄이 바뀐 계약안을 받았다고 밝힌 날은 10월 7일이다. 대우건설은 바로 다음 날인 8일 건축·토목·플랜트 사업본부장을 모두 바꾸는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과 파푸아뉴기니·모잠비크 LNG 등 대형 사업에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그 중심 사업의 시공 협상이 3주 만에 끊겼다.

같은 컨소시엄이라도 두 회사가 받는 충격은 다르다. 컨소시엄 지분은 대우건설 55%, 두산에너빌리티 45%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시공 몫을 잃을 처지지만, 2025년 12월 16일 한수원과 맺은 원자로설비·터빈발전기설비 공급계약은 “변경 또는 해지된 사실 없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이날 공시했다. 대우건설 공시에는 시공계약 외에 한수원과 맺은 다른 계약이 적혀 있지 않다.

주가도 이 차이를 반영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5만6700원으로 7.65% 내렸다. 대우건설 하락률의 절반에 못 미친다.

연간 수주 목표를 채우는 부담도 커졌다. 대우건설은 8월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18조원에서 27조원으로 높였다. 27일 공시한 3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9월까지 누적 신규수주는 12조4782억원으로 목표의 46.2%다. 남은 석 달 동안 14조5218억원을 더 따내야 한다.

주가 급락의 충격은 최대주주에게도 그대로 간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중흥토건은 6월 말 기준 1억6874만주(41.07%)를 갖고 있다. 이날 하락폭으로 계산하면 이 지분의 가치가 하루 새 약 4472억원 줄었다. 중흥토건 지분 100%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상근 미등기 회장이고, 회사 경영은 이달 2일 선임된 이강석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한수원은 기존 컨소시엄과의 공동협력협약을 끝내고 국가계약법에 따른 공개경쟁입찰로 새 시공사를 뽑아 2027년 7월 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다음 달 27일까지 이 사안을 다시 공시해야 한다. 공시에 적은 ‘협의 지속’이 실제로 이어질지, 아니면 아홉 번째 공시가 사업 이탈을 확정하는 공시가 될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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