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회사 이마트 증자 2000억·신종자본 보증에도 현금 2억만 남아
최진일 대표가 이끄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창사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지 10개월 만에 다시 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에는 대상이 부장급에서 과장급까지 넓어졌다. 모회사 이마트가 2년 동안 유상증자로 2000억원을 넣었지만, 이마트24는 202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년 반 동안 영업손실 657억원을 냈다.
29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24는 28일 사내 게시판에 ‘커리어 리뉴얼’ 프로그램 시행을 공지했다. 과장급인 밴드3 이상 직원이 대상이며 신청은 다음 달 4일까지 받는다.
조건은 두 갈래다. 회사를 떠나 경력을 새로 짜는 쪽을 고르면 법정 퇴직금 외에 월 급여 최대 24개월분의 특별퇴직금과 직급별 최대 2000만원의 전직 지원금을 받는다. 이마트24 가맹점을 차리는 쪽을 고르면 특별위로금이 최대 12개월분으로 줄고 대신 창업비용과 점포 운영지원금이 붙는다. 신청자 모두에게는 생활지원금 최대 1500만원이 나간다.

프로그램은 직원 본인이 참여 여부를 정하는 자발적·선택형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름은 ‘커리어 리뉴얼’이지만 회사 스스로 공시에서는 희망퇴직이라고 부른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희망퇴직으로 인한 퇴직위로금” 33억6400만원을 비용으로 잡았다고 적었다. 지난해 12월 부장급 이상인 밴드1~2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한 같은 프로그램의 비용이다.
인력은 이미 줄고 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직원은 2024년 말 886명에서 지난해 말 837명으로 1년 새 49명 줄었고, 올해 6월 말에도 837명 그대로였다. 반면 계약 기간이 정해진 기간제 근로자는 지난해 말 134명에서 올해 6월 말 179명으로 반년 새 45명 늘었다.
실적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는다. 영업손실은 2024년 230억원, 지난해 298억원이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129억원이었다. 상반기 손실은 전년 같은 기간(149억원)보다 20억원 줄었지만 적자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매출도 뒷걸음질했다. 2024년 2조225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조1631억원으로 2.8%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90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980억원)보다 0.7% 적다.
점포는 더 빠르게 줄었다. 2024년 말 6140개였던 점포는 지난해 말 5510개, 올해 6월 말 5493개로 1년 반 사이 647개가 사라졌다. 회사는 반기보고서에 “점포효율화”와 “고매출 중심의 신규점 개설”로 체질을 바꾸는 중이라고 적었다.
■ 이마트 2000억 증자에도 곳간엔 2억
버틴 돈은 모회사에서 나왔다. 이마트는 2023년 12월과 2024년 12월 두 차례 유상증자로 1000억원씩, 모두 2000억원을 이마트24에 넣었다. 2024년 11월에는 이마트24가 1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이마트가 원리금 지급을 보증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회사가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빚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는 채권이다. 이마트가 선 보증 한도는 1200억원이다.

그래도 곳간은 비어 간다. 이마트24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11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억원으로 줄었다. 그동안 쌓인 결손금은 3977억원으로 주주가 넣은 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 4977억원의 80%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신종자본증권 이자로만 24억7500만원이 나갔다.
이마트24 주식은 이마트가 100% 갖고 있다.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28.85%를 가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에게서 이마트 주식 278만7582주를 사들여 지분을 늘렸다.
정 회장은 지난 23일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마트 대표이사로 내정됐고,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그룹은 이번 인사를 “책임경영을 선언한 정 회장”이 함께할 파트너를 고른 “인적 쇄신”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으로만 꾸려져 사외이사가 없다. 지난해 6월 선임된 최진일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한다. 최 대표는 이마트 MD혁신담당 상무 출신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2025년을 “이익 중심의 지속 가능한 3축 순환 구조를 완비”한 해라고 평가했다. 그 구조를 완비했다는 해가 지나고 열 달 만에 희망퇴직 대상은 과장급까지 내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