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조 수주 목표, 9월 말까지 46%…4분기에만 14조5천억 따내야
정원주 회장이 이끄는 대우건설의 분기 영업이익이 두 분기 연속 줄었다. 상반기 낮아졌던 부채비율은 석 달 만에 다시 올랐고, 27조원으로 높여 잡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는 9월 말까지 절반에도 못 미쳤다.
27일 대우건설 공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18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6억원보다 3배 넘게 늘었다. 회사는 이 증가율을 앞세웠지만 지난해 3분기는 영업이익률이 2.8%에 그친 시기였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1조105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한 해를 8154억원 적자로 마감했다.
올해 흐름만 보면 내리막이다. 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2556억원, 2분기 2323억원, 3분기 1832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3분기 매출은 1조8424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9.8% 감소했고, 순이익은 831억원으로 2분기 1672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반복되기 어려운 이익도 이어졌다. 상반기에 공사 정산과 공사비 증액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1800억원 넘게 들어갔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 데 이어, KB증권은 3분기에도 준공 예정 원가를 다시 계산하면서 생긴 일회성 이익 960억원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빚은 3분기에도 계속 불었다. 9월 말 차입금은 4조5646억원으로 6월 말 4조2362억원보다 328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도 1조2151억원에서 1조3293억원으로 늘었지만 차입금 증가폭에는 못 미쳤다.
빌린 돈에서 보유 현금을 뺀 순차입금은 6월 말 3조211억원에서 9월 말 3조235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1조9014억원과 비교하면 9개월 새 70% 불어난 규모다.
지난해 말 284.5%에서 6월 말 266.5%로 낮아졌던 부채비율도 3분기 말 274.8%로 다시 올랐다. 반기 실적 때 내세운 재무비율 개선 흐름이 한 분기 만에 꺾인 셈이다.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사업장에 걸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늘었다. 회사 실적자료를 보면 미착공 PF 잔액은 지난해 말 4845억원에서 6월 말 6695억원, 9월 말 8400억원으로 불었다. 9개월 새 73% 늘어난 것으로, 3분기 석 달 동안에만 1705억원이 증가했다.
■ 27조 목표에 46%…’임박’했다는 해외 LNG는 아직 의향서 단계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18조원에서 27조원으로 높였다. 9월 말까지 따낸 일감은 12조4782억원으로 목표의 46.2%다. 3분기 석 달 동안 수주한 금액은 5조3497억원이었다. 남은 14조5218억원을 4분기에 채우려면 3분기 수주액의 2.7배를 따내야 한다.
이달 계약한 상도15구역 재개발과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조8500억원가량을 더해도 달성률은 53% 수준이다. 회사는 이날 파푸아뉴기니 LNG 처리시설과 모잠비크 로부마 LNG 사업 수주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파푸아뉴기니 사업은 지난 8월 프랑스 토탈에너지스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단계다.
모잠비크 사업도 본계약까지는 거리가 있다. 대우건설은 이탈리아 사이펨, 미국 맥더모트, 중국 CPECC와 꾸린 컨소시엄으로 지난 8월 발주처 엑손모빌에서 의향서(LOI)를 받았다. 본계약 전 일부 설계와 조달을 맡는다는 내용이다. 엑손모빌은 정부 승인과 함께 사업을 최종 확정하는 투자 결정을 연말까지 내린 뒤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대우건설 몫은 컨소시엄 지분만큼이다.
증권가도 수주에는 신중했다. KB증권은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돌았다면서도 연간 실제 수주 성과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장 초반 4%대 올랐다가 상승폭을 줄이며 1만4천원대에 머물렀다.
대우건설 최대주주는 지분 41.07%를 가진 중흥토건이고, 정 회장이 중흥토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닌 미등기 회장으로 경영을 이끌고 있다. 높여 잡은 수주 목표를 연말까지 실제 계약으로 채울 수 있을지가 남은 두 달의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