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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창號 우진산전, 담합 과징금 148억·지체상금 686억에도 서울 전동차 596칸 수주

김영창 우진산전 회장이 2024년 4월 9일 충북 괴산 본사 강당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출처=우진산전)
김영창 우진산전 회장이 2024년 4월 9일 충북 괴산 본사 강당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출처=우진산전)

김영창 회장 겸 대표이사가 이끄는 철도차량 제작업체 우진산전이 입찰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147억9400만원을 받고, 전동차를 늦게 납품해 수백억원대 배상금까지 물었는데도 최근 2년 새 서울 지하철 전동차 596칸을 따냈다. 공정위가 철도차량 업체들의 입찰 담합 여부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주처인 서울교통공사의 업체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27일 공정위 발표와 우진산전 감사보고서,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2022년 현대로템·우진산전·다원시스 3개사가 철도차량 입찰에서 짬짜미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564억원을 매겼다. 이 가운데 우진산전 몫이 147억9400만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7월 13일 낸 철도차량 입찰 담합 제재 보도자료. 3개사 과징금 564억원 가운데 우진산전에 147억9400만원이 매겨졌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7월 13일 낸 철도차량 입찰 담합 제재 보도자료. 3개사 과징금 564억원 가운데 우진산전에 147억9400만원이 매겨졌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담합 방식은 두 가지였다. 2013~2016년에는 우진산전이 입찰을 포기하거나 낙찰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만 참여하는 ‘들러리’ 역할로 현대로템이 일감을 따도록 돕고, 대가로 일부 물량을 하청으로 넘겨받기로 했다. 2019년에는 3개사가 누가 어떤 사업을 가져갈지 미리 정했는데, 서울 지하철 5·7호선 새 전동차 사업이 우진산전 몫이었다. 다원시스가 발주처 요청으로 이 입찰에 들어오게 되자 우진산전 임원이 다원시스 임원을 만나 우진산전이 알려준 가격으로 들러리 투찰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그 대가로 두 회사 사이에 진행 중이던 소송의 항고를 취하했다.

2022년 공정위 보도자료 중 2019년 물량 배분 합의 대목. 3개사는 서울 5·7호선 신조전동차 336량 입찰을 우진산전이 가져가기로 미리 나눴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2022년 공정위 보도자료 중 2019년 물량 배분 합의 대목. 3개사는 서울 5·7호선 신조전동차 336량 입찰을 우진산전이 가져가기로 미리 나눴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이렇게 가져간 5·7호선 사업은 납품이 늦어졌다. 계약 기한을 넘긴 업체가 발주처에 무는 배상금인 ‘지체상금’이 매겨졌고, 우진산전은 소송 끝에 이 가운데 약 205억원을 깎았다. 2023년에는 한국철도공사 1호선·일산선 전동차 490량 사업 등에서도 지체상금 686억원이 생겨 그만큼 매출이 줄었다.

회사는 담합을 인정하면서도 경쟁사 탓을 했다. 곽영진 당시 우진산전 차량사업부장은 2024년 11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담합은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현대로템의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과징금은 냈고 감액을 요청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런데도 우진산전은 지난해 서울 지하철 1·4·8호선 전동차 220칸, 올해 6·7호선 376칸을 잇달아 따냈다. 서울교통공사는 376칸 발주를 앞둔 지난 2월 과거 계약을 성실히 지켰는지에 따른 감점을 늘리고, 제작이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어지면 계약을 깰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발주도 진행 중이다. 김태균 사장이 이끄는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9일 다원시스와 계약이 해제된 5·8호선 새 전동차 466칸을 다시 사들이기 위한 구매 조건(사전규격)을 공개했다. 예산은 부가세를 포함해 약 7526억원이며, 21일 설명회에는 우진산전과 현대로템, 로만시스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제재는 올해도 이어졌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우진산전이 하청업체에 축전지 도면 등 기술자료 11건을 요구하면서 법이 정한 서면을 주지 않고 3건은 비밀유지계약도 맺지 않았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2600만원을 부과했다. 기술자료를 가져다 쓴 사실은 적발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우진산전 등 철도차량 업체에 조사관을 보내 입찰 담합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철도업계에 알려졌는데, 공정위는 어떤 계약을 들여다보는지 밝히지 않았다. 우진산전은 피고로 걸린 소송 10건, 소송가액 756억원도 안고 있다.

우진산전 2025년 감사보고서 특수관계자 지급보증 내역.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로 적힌 김영창 회장이 회사의 우리은행 운전자금대출 300억원과 ABL 108억원에 보증을 서준 것으로 나와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진산전 2025년 감사보고서 특수관계자 지급보증 내역.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로 적힌 김영창 회장이 회사의 우리은행 운전자금대출 300억원과 ABL 108억원에 보증을 서준 것으로 나와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진산전은 지난해 매출 5565억원, 영업이익 481억원을 올린 비상장사로 지주회사 (주)우진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주)우진 지분은 JOSEPH SANG HYUN KIM이 26.00%로 가장 많고 김 회장이 10.00%로 뒤를 잇는다. 김 회장은 (주)우진과 우진산전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으며, 우진산전 감사보고서에는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로 적혀 있다. 김 회장은 회사가 우리은행에서 빌린 운전자금 300억원과 자산담보대출(ABL) 108억원 등 약 408억원에 개인 보증도 섰다.

우진산전 2025년 감사보고서 특수관계자 지급보증 내역.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로 적힌 김영창 회장이 회사의 우리은행 운전자금대출 300억원과 ABL 108억원에 보증을 서준 것으로 나와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진산전 2025년 감사보고서 특수관계자 지급보증 내역.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로 적힌 김영창 회장이 회사의 우리은행 운전자금대출 300억원과 ABL 108억원에 보증을 서준 것으로 나와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담합 제재와 대규모 납품 지연에도 신규 수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우진산전의 계약 이행 능력과 발주처의 업체 선정 기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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