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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중처법 1호’ 무죄 다음 날 중대재해 대응 이사회엔 출석…다이옥신 국감은 해외출장 불출석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출처=삼표그룹 홈페이지

'경영책임자 아니다' 판결 하루 뒤 삼표시멘트 이사회서 중처법 대응 보고…보수 9억8000만원·배당 약 4억5000만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 발생해 '1호 사고'가 된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경영책임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 무죄를 받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선고 다음 날 계열사 삼표시멘트 이사회에 출석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보고 안건을 다룬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은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의 다이옥신 초과 검출 문제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후노동위)는 오는 15일 다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삼표시멘트 2026년 반기보고서의 '이사회 중요 의결사항'. 지난 2월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6년 안전보건계획 승인 및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보고' 안건이 가결됐고, 정도원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100%로 기재됐다. 하루 전인 2월 10일 정 회장은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출처=삼표시멘트 반기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무죄 선고 다음 날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보고' 이사회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삼표시멘트 반기보고서를 보면 삼표시멘트는 지난 2월 11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안전보건계획 승인 및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보고' 안건을 다뤘다. 같은 이사회에서는 지난해 결산 현금배당 결정 안건도 가결됐다. 정 회장의 올해 이사회 출석률은 100%다.

하루 전인 2월 10일 의정부지법은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상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경영책임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은 사고가 난 삼표산업에 대한 것이고, 다음 날 이사회는 계열사 삼표시멘트의 이사회다.

정 회장은 삼척공장을 운영하는 삼표시멘트의 등기 사내이사이며 삼표산업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삼표시멘트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 해외출장 사유로 국감 불출석…15일 재출석 요구

기후노동위는 삼척공장 다이옥신 초과 검출 문제와 관련해 정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정 회장은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예정된 해외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기후노동위는 지난 6일 전체회의에서 정 회장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안을 다시 의결하고, 오는 15일 열리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산하 공공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기후노동위는 이날 정 회장을 포함해 증인 13명과 참고인 2명에 대한 추가 출석 요구안을 의결했다. 13일 고용노동부 국감에는 김형표 흥국생명 대표와 박영우 전 대유위니아 회장 등이, 16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감에는 이배원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와 허용도 태웅 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소성로에서는 지난해 11월 측정에서 법적 허용기준의 약 22배에 이르는 다이옥신이 검출됐고, 다른 소성로에서도 기준치 초과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지방환경청과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8월 삼척공장을 대상으로 불시 측정을 실시했다. 회사가 당초 9월로 잡았던 주민설명회도 재측정 결과가 나온 뒤 진행하기로 하면서 연기됐다. 8일 현재 재측정 결과가 공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순이익 46% 줄었지만 배당은 늘어…오너 측 약 84억원

정 회장은 지난해 삼표시멘트에서 보수 9억8000만원을 받았다. 사업보고서상 보수가 5억원을 넘은 임원은 정 회장 한 명이다. 지난해 결산배당 주당 121원을 정 회장이 보유한 삼표시멘트 주식 371만4565주에 적용하면 약 4억5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삼표시멘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362억원으로 전년 671억원보다 약 46% 감소했지만 현금배당 총액은 118억원에서 약 130억원으로 증가했다.

최대주주인 삼표산업과 특수관계인 에스피네이처, 정 회장, 장남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의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지난해 삼표시멘트 배당금 가운데 약 84억원이 이들 주주에게 돌아간다.

삼표산업은 정 회장이 지분 30.33%, 에스피네이처가 18.23%, 정 부회장이 5.22%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정 부회장이 지분 71.95%를 가진 회사다.

삼표산업은 보유한 삼표시멘트 주식 5900만8784주 전량을 금융기관 차입과 관련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정정공시 기준 관련 채무액은 1650억원이며 담보설정금액은 2160억원이다. 에스피네이처가 보유한 삼표시멘트 주식도 같은 차입과 관련해 담보로 제공돼 있다. 담보기간은 2030년 12월 19일까지다.

■ 장남 정대현 승계구도 속 개인회사 설립 배경 논란…에스피네이처 부당지원 재판도 진행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틀 만인 2022년 1월 29일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졌다. 삼표산업 법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일부 혐의로 벌금 1억원을, 본사 안전책임 담당자 등 4명은 유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2월 13일 항소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장남 정대현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에스피네이처 부당지원 혐의와 관련한 별도 1심 재판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회장과 홍성원 전 삼표산업 대표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삼표산업이 에스피네이처로부터 분체를 비계열사 거래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하도록 해 약 74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삼표산업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정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레미콘 원료인 분체를 국내 분체시장 거래물량의 7~11%에 이르는 규모로 사실상 에스피네이처에서만 사들였다.

단가는 에스피네이처가 비계열사에 팔 때보다 높게 정해졌다. 이 거래는 에스피네이처 매출의 31.4~39.4%를 차지했고, 에스피네이처는 정상 단가로 거래했을 때보다 74억9600만원의 이윤을 더 얻었다. 해당 연도 영업이익의 5.1~9.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공정위는 이 거래가 정 부회장의 승계 기반 마련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에스피네이처는 2015~2021년 정 부회장에게 311억원을 지급했고 삼표와 삼표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정 부회장의 삼표산업 지분율은 2020년 0.01%에서 2023년 5.22%로, 에스피네이처를 통한 간접 지분율은 1.25%에서 13.12%로 높아졌다.

공시를 보면 에스피네이처는 2024년 8월 이익잉여금으로 상환우선주 17만7776주를 약 800억원에 상환해 소각했고,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의 에스피네이처 지분율은 66.08%에서 71.95%로 올랐다.

공정위는 2024년 8월 시정명령과 함께 삼표산업 67억8900만원, 에스피네이처 48억7300만원 등 과징금 116억2000만원을 부과하고 삼표산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는 총수 일가 등 임원의 법 위반 가담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정 회장 개인은 고발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이후 검찰 수사를 거쳐 기소됐다.

정 회장 측은 단가 차이가 안정적 수급과 구매대행 서비스에 대한 대가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6월 공판에서는 회사 측 증인이 해당 거래에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보고·결재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에스피네이처의 지난해 매출 3473억원 가운데 계열사 매출은 263억원으로 비중이 7.57%로 낮아졌다.

두 회사 사이의 담보 거래는 에스피네이처 쪽이 받은 몫이 훨씬 크다.

삼표산업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1800억원의 담보로 에스피네이처가 가진 삼표시멘트 주식 932만7153주를 제공받았는데, 대규모내부거래 공시상 담보금액은 245억6800만원이다.

삼표산업이 2026년 4월 29일 공시한 '특수관계인에 대한 담보제공'. 삼표산업은 1800억원 리파이낸싱 차입에 정대현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에스피네이처의 삼표시멘트 주식 932만7153주(담보금액 245억6800만원)를 담보로 받는 대신, 자회사 삼표피앤씨 주식 59만9255주를 담보금액 1248억800만원(표 단위 백만원)으로 에스피네이처에 제공했다. 사외이사 참석란은 '-'로 표시돼 있다. (출처=삼표산업 대규모내부거래 공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 대가로 삼표산업은 자회사 삼표피앤씨 주식 59만9255주를 에스피네이처에 담보로 내줬고, 담보금액은 1248억800만원으로 5배가 넘는다. 2023년 11월 첫 계약 때는 143억8300만원어치를 받고 1286억800만원어치를 내줘 9배에 가까웠다. 양사 공시의 거래조건란과 사외이사 참석란은 모두 '-'로 표시돼 있다.

정 부회장은 2024년 2월 석회석 광업회사 유형개발도 세웠다.

유형개발이 2026년 6월 1일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의 소유지분현황. 정도원 회장의 장남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동일인의 혈족 1촌)이 보통주 2만주, 지분 100%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출처=유형개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유형개발 지분 100%를 정 부회장이 갖고 있고 사내이사도 정 부회장이 맡고 있다. 삼표시멘트가 100% 자회사 삼표자원개발을 통해 해온 석회석 광업과 같은 업종이다. 유형개발은 지난해 매출 없이 3억2100만원의 순손실을 냈고, 공시상 계열사와의 거래는 없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17일 삼표시멘트에 공문을 보내 이사회가 유형개발 설립과 관련해 상법상 사업기회 이용 여부를 논의했는지, 찬성한 이사는 누구인지, 공정거래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는지 등을 물었다. 삼표시멘트는 지난달 21일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오는 15일 정 회장이 국감에 출석할 경우 지난해 다이옥신 기준치 초과 검출 이후 회사가 취한 조치와 안전·환경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서 등기이사인 정 회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 쟁점으로 다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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