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전문지

왼쪽은 신한은행 본점, 오른쪽은 페퍼저축은행 본점으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저축은행 평균을 추월하면서 자금이 1금융권으로 이동하는 ‘금리 역전’ 현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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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NH농협 등 금리 공세에 ‘빈 깡통’ 되는 저축은행… 서민만 ‘대출 절벽’

왼쪽은 신한은행 본점, 오른쪽은 페퍼저축은행 본점으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저축은행 평균을 추월하면서 자금이 1금융권으로 이동하는 ‘금리 역전’ 현상을 보여준다.
왼쪽은 신한은행 본점, 오른쪽은 페퍼저축은행 본점으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저축은행 평균을 추월하면서 자금이 1금융권으로 이동하는 ‘금리 역전’ 현상을 보여준다.

1금융권 예금 금리가 더 높은 ‘기현상’…한 달 새 저축은행 수신 1.5조 급감
대형 은행 공격적 수신 경쟁에 ‘머니무브’ 가속…서민 대출 절벽 우려도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저축은행 평균 금리를 추월하는 이른바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신용도가 높은 1금융권이 2금융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면서, 저축은행의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권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9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30%)과 비교해 0.3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시중은행의 금리는 오히려 오름세다. SC제일은행과 BNK경남은행은 주력 예금 상품에 대해 최고 연 3.1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3.00%를 제공하며 저축은행 평균 금리를 넘어섰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해왔으나, 최근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운용으로 가격 경쟁력이 뒤집힌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2.96%)와 카카오뱅크(2.95%) 역시 저축은행 평균을 웃도는 금리를 제공 중이다.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은 자금 흐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3조5천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달보다 1조5천71억원 줄어든 규모다. 부동산·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과 더불어, 더 안전하고 이자도 높은 시중은행으로 유동성이 쏠린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 종료 전망에 따라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른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자금 이탈을 감수하고서라도 금리를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1금융권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서민 금융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수신고가 줄어든 저축은행이 대출 영업을 보수적으로 전환할 경우, 시중은행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가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본력이 풍부한 시중은행이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2금융권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대출 여력 축소는 결국 취약 차주들이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어 당국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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