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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월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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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특혜 논란, 경개련 “지주회사 규제 완화 즉각 중단하라” 촉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월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1월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대한상의

경제개혁연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주회사 규제 완화 논의에 대해 특정 재벌 총수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AI 산업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율 요건을 100%에서 50%로 완화하고 금융리스업을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9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의 근간을 훼손하려 한다며 강한 실망감을 표했다. 이번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자가 SK 최태원 회장이기 때문에 사실상 ‘SK 최태원 특혜법안’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 SK 특혜 논란의 배경: 정부 검토안, SK 요구 모델과 ‘거의 동일’

현재 정부가 유력하게 검토하는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율 50% 및 금융리스업 허용 방안은 당초 SK가 정부에 제출한 ‘SK하이닉스 희망 투자 모델’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이익잉여금과 외부차입, 유상증자 등 일반적인 재원 마련 단계를 생략한 채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려는 편법을 모색한 결과라고 경제개혁연대는 지적했다.

반면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의 지분은 4%가 되지 않으며, 네이버의 동일인 이해진 의장의 지분율은 3.73%에 불과하지만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을 예시했다. 이해진 의장은 최근 네이버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 “회사를 지분으로 운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말을 최태원 회장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규제 완화의 문제점: 금산분리 원칙 훼손 및 국민 부담 증가 우려

경제개혁연대는 정부가 검토하는 규제 완화 내용의 문제점 역시 지적했다.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해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일반지주회사 체제 내에 금융리스업을 허용한다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리스업은 금융감독원의 감독 대상이 되며, 다른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자산운용 규제와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과받게 되므로, 금산분리의 원칙이 훼손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지분 50%를 출자하여 금융리스업 증손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가 공장을 건설해 SK하이닉스에 임대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제기했다.

이 구조에 정부가 조성하기로 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민관 합동 투자펀드) 자금 상당 부분이 투자된다면 투자의 적절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봤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성장펀드가 SK 증손회사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리스료 정도인 반면, SK하이닉스와 최태원 회장은 위험 부담 없이 상당한 수익을 가져가고 국민은 과도한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가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주회사 정책은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과 직결되므로, 이번 규제 완화가 현실화된다면 해당 정책이 크게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정 재벌의 요구에 따라 규제를 풀어줄 때마다 지주회사 규제가 누더기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정부의 지주회사 규제 완화 방안은 AI 등 첨단 산업 투자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와 특정 재벌에 대한 특혜 제공 및 공정 경제 질서 훼손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향후 해당 규제 완화 논의는 금융리스업 허용에 따른 금산분리 원칙 훼손 및 국민 자금 투자의 적정성 문제를 포함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와 정책 목표 간의 균형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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