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한화오션 폭력 논란… 하청노동자 짓밟기 언제까지?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는 7일 서울 장교동 한화오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인석 부지회장의 49일간의 단식 중단과 함께 무기한 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지회에 따르면 같은 날 저녁 7시경, 농성 첫날 밤을 보내기 위해 조선하청지회가 1인용 텐트를 설치하려 하자, 한화오션 직원과 용역 경비 수십 명이 이를 저지하며 텐트를 빼앗고 부수는 폭력적 행위를 벌였다. 텐트 안에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 철거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조합원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화오션 측은 지난해 11월에도 거제 선각삼거리에서 백여 명의 구사대를 동원해 천막을 철거했던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하청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폭력으로 무력화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하청지회가 텐트를 설치하려던 한화본사 정문과 화단 사이의 공간은 ‘공개공지’로, 한화오션이 텐트 설치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실제로 2019년 같은 장소에서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의 천막 설치가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됐지만,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한화의 폭력 소식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시민과 노동자들의 연대가 이어졌다. 농성장에는 70여 명이 모였고, 인근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음향 장비 지원으로 자연스럽게 자유발언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한화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또한 유튜브 생중계를 보던 문화노동자와 밴드가 현장을 찾아 노래를 선사했으며, 시민들은 음식과 방한 용품 등을 보내며 지지를 표현했다.
밤새 이어진 자유발언과 연대는 새벽까지 계속됐고, 참가자들은 농성장 주변을 정리한 뒤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1월 8일 저녁에는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등이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문화제를 개최하며 연대의 움직임을 지속할 예정이다.
조선하청지회와 연대자들은 한화오션의 폭력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쟁과 연대를 다짐했다. 이들은 2024년 임단협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