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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아모레퍼시픽 이상한 시니어 팀장 인사 사건 진통 이후 휴가 떠난 오너3세 서민정 담당… 민주노총 설립까지

(좌)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우)서민정 아모레 럭셔리브랜드 Division AP(아모레퍼시픽)팀 담당

화장품·생활·건강용품을 생산·판매하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이 팀장들을 팀원으로 강등시키며 사실상 퇴사를 유도하고 160여명의 직원들을 반강제적으로 희망퇴직을 내모는데 반발한 직원들이 민주노총 소속 산별노조를 설립했다.

기존 백화점 판매 사원들로 이뤄진 노동조합의 한계를 벗어나 본사 일반 사무직 직원들과 연구직 직원들 등이 모두 포함된 조합으로 거듭난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지회장 김민환)는 9월 11일 노조 출범 선언문을 발표하고 공식 출범했다.

아모레피시픽은 일반직(연구직  포함), 전임직, 전문직 3개 직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직원은 약 4700여명이다.

일반직은 본사에서 근무하는 영업·마케팅을 지원하는 사무직 직원들이다. 전임직은 백화점 판매 사원들 및 공장 근로자이며 전문직은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직원들이다.

그러나 기존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조로 전임·전문직 직원들만 가입된 한계가 있었으며, 6월 말 기준 1700여명으로 과반도 안되는 인원으로 구성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8월 조직개편 과정에서 기존 팀장들을 팀원으로 대거 강등시켜 퇴사하게 만들었으며, 올해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160여명이 넘는 직원들을 반강제적인 희망퇴직으로 내몰았다.

당시 70년대생 팀장들은 다시 팀원으로, 팀원이었던 80년대생이 팀장으로 교체되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개인의 인사 고과나 부서 실적과 무관하게 시니어 팀장들이 보직해임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나선, 서경배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담당(1991년생)으로의 경영 체제로 나서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서 담당은 당시 아모레퍼시픽 럭셔리브랜드 AP팀에서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서 담당의 사내 영향력을 키워주기 위해 MZ세대 팀장들을 키워 서 담당의 경영 후계자 밑거름으로 삼으려고 하는 오너기업의 의지와 한계라는 지적이었다.

게다가 이런 진통을 겪고, 해외(중국)와 면세 채널이 침체되면서 해마다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서 담당은 최장 1년간 쓸 수 있는 휴가에 나섰다. 서 담당은 지난 7월3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데, 개인적인 사유라며 회사도 어떤 이유로 휴가에 나섰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서 담당은 그동안 퇴사 등 잠깐 사라진 이 후 승진을 통해 재등장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월 평사원으로 아모레퍼시픽 SCM(공급망관리) SC제조기술팀에 입사한 후, 6개월 만인 2017년 6월 돌연 퇴사했다. 이후 2년 만인 2019년 10월 유닛(부문)의 영업전략팀 과장급으로 재입사해 최근까지 근무했다.

서 담당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3월 기준)를 보유해 2대 주주에 해당한다. 최대 주주는 서경배 회장(53.78%)이다.

아울러 이날 민주노총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는 “기존 노동조합은 관례적으로 일반직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지 않아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전체 직원의 요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또한 회사와의 임단협 진행에 있어서도 전체 직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소수의 교섭위원들만이 협상에 참여하여 늘 실망스러운 협상 결과를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기존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상실했다고 판단됨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지회장 김민환)는 AP 구성원 전체를 대표하고,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해소하며 회사의 올바른 성장과 직원을 소중히 여기는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번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 노동조합 출범으로 일반사무직들과 연구소 연구원들도 노동조합에 대거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아모레퍼시픽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작년에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올해 뉴커머스 디비전의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일부 인력에 대한 직무 재배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민정 님은 현재 회사 규정에 의거해 1년간 의원 휴직 중이다. 개인 사유에 대한 휴직으로 자세한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측에서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현재까지 회사 경영권 승계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화섬식품노조에는 파리바게뜨, 해태제과, 한국하겐다즈 등 식품업종 및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의 IT·게임업종 노동자들과 제약, 폐기물 등 다양한 업종의 노동자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동종업계인 LG생활건강사무지회도 작년에 합류하여 화장품 업계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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