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엄정한 수사와 법 집행 삼표그룹 최고책임자 처벌하라!”
설 연휴 첫날인 29일 경기도 양주시 삼표산업 석재 채취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노동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은 “엄정한 수사와 법 집행으로 삼표그룹 최고책임자 처벌하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30일 성명서를 통해 “2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한 삼표산업은 시멘트, 레미콘 등 건설 기초소재를 주로 취급하는 27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굴지의 중견기업이다”며 “그러나 삼표산업은 기업 규모에 걸맞지 않게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 체계는 후진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1월 27일 시행에 들어가 산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법 시행 58시간여만에 처벌 대상 1호가 될만한 규모의 중대 사고가 발생했다.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사고는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
석재 채취장에서 작업 중 토사 붕괴가 발생해 사망자 2명, 실종자 1명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표산업은 상시 근로자 수가 약 930명으로 중대산업재해 대상에 해당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해도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상시 근로자 수가 50인 미만(5∼49명)인 사업장엔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한다.
앞서 지난 6월 16일 삼표산업 포천사업소에서 골재채취작업을 위해 비산방지망 고정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바위에 깔려 숨졌다.
9월 27일에는 삼표산업 성수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25톤 덤프트럭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도 지난해 3월과 5월, 7월 세 차례나 굴삭기에 치이고 끼임, 추락사고로 3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이 사고 이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으로 산업안전보건법 471건 위반 혐의가 밝혀졌지만 4억3000만 원의 과태료와 안전관리자 1명이 입건되는 것으로 모든 책임을 면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전례가 지금의 기업살인의 원인이 됐다. 실종자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상황에서 이후 대책을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이번 삼표그룹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민주노총은 주장이다.
첫째, 정부 기관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실종 노동자를 찾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둘째, 중대재해수사본부는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이번 중대재해 사고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철저히 수사하고 확인된 사항에 대해 가감 없이 공개하라.
셋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라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인력,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하였는지, 안전보건에 관하여 현장 노동자의 의견 수렴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행하였는지,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보건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였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하라.
넷째 국회는 지금 당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전면 개정에 착수하라. 노동자 생명과 죽음의 무게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없음에도 현행법에 따라 원청 사업장 상시노동자 규모에 의해 2년 뒤에 적용되거나 전면 적용 제외된다. 중대재해 발생 이후 모든 언론이 삼표그룹에서 일하는 종사가 몇 명인지 주목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겠다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각 정당 대선후보들 역시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입장을 밝히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