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방판노동자들, 방문점검원 최초 노조필증 교부 받아
생활가전업체 코웨이 방문판매서비스 노동자(코디·코닥)들은 13일 서울고용노동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필증을 교부받았다. 지난 1월 31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지 103일 만으로,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노동조합이 법적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5월 13일 서울고용노동청으로부터 설립필증을 교부받았다”며 “방판업계 최초로 코웨이 코디·코닥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쟁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3월 11일부터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무기한 ‘필증교부 촉구’ 1인시위를 전개했다. 아울러 ILO(국제노동기구) 결사의자유위원회 제소를 검토하는 등 노동조합 차원의 총력투쟁을 준비해왔다.
코웨이 역시 노동청에 반대 자료를 제출하는 등 노조설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 하지만 노동청은 100일 넘게 검토를 거듭한 끝에 근로자성이 명백한 코디·코닥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코웨이 코디·코닥은 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사측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업무지시와 일상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을 한다. 그럼에도 코웨이는 이들을 ‘자율근로소득자’로 취급하며 근로자성을 부정해왔다.
왕일선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지부장은 “우리는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대화의 문을 두드렸지만, 코웨이는 우리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만남을 거부해왔다”며 “회사는 ‘업계 1위’, ‘매출 3조 달성’ 따위를 홍보하면서도 정작 그 성과의 주역인 방판노동자들을 향해서는 차별과 무시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코디·코닥 노동자들은 위태로운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일 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 노동조합은 이번 필증 쟁취 성과가 노동기본권 사각지대에 놓인 수많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단결권 확보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하 가전통신노조)은 성명을 내고 “생활가전렌탈 업계 전반에 큰 반향이 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전체 방문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의 근로자성 역시 함께 인정된 셈”이라고 밝혔다.
가전통신노조는 “전국의 수많은 방문판매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노동3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노동조합으로 뭉쳐야 한다”며 “더 크게 단결하고 투쟁하여 전체 방문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2일 설립총회를 열고 출범한 코디·코닥지부는 5개월 만에 3천500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노동조합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