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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8서비스단’ 악몽 재현? 서울시, 교통공사 노동자 죽음에 침묵

'5678서비스단' 악몽 재현? 서울시, 교통공사 노동자 죽음에 침묵
양대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8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노조간부에 대한 집단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5일 성명을 발표하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대해 “노조탄압에 희생된 죽음 앞에 사죄하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조합원의 안타까운 죽음이 서울시와 교통공사의 부당한 해고 조치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노조 간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노조 파괴를 위한 짜맞추기식 해고가 억울한 죽음을 초래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노조 기술본부장을 지낸 숨진 50대 조합원은 지난달 23일 귀가 중 뇌출혈로 쓰러져, 10월 2일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3월 해고되었으나 복직 일주일을 앞두고 비극적인 소식을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중순 서울교통공사는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한도 규정 위반을 이유로 박씨를 포함해 노조 간부 36명을 해고했다. 노조는 해고자 중 32명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8월 30일 교통공사의 근로시간 면제 위반에 따른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하였다.

이에 따라 공사는 9월 26일 해고자 원직복직을 공문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사망한 조합원은 평소 건강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해고로 인한 심적 고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합원이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 속에서 교통공사가 중앙노동위에 부당해고 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한 것에 대해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또한, 공사는 조합원의 죽음에 대한 사과 요구를 거부하며 교섭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등의 태도로 노조의 분노를 샀다. 이 과정에서 교섭은 파행으로 이어졌고, 조합원들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를 자아냈다.

민주노총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게 고인과 유족, 전 조합원에게 사죄하고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한 순직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의 죽음의 악순환을 반드시 끊어낼 것”이라고 다짐하며, 서울시와 교통공사의 부당한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이번 사건은 2010년 ‘5678서비스단’으로 발령된 조합원의 사망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서울시와 교통공사가 노동자들에게 가하는 압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음성직 전 서울도시철도 사장은 2008~2011년 직원들 사이에서 ‘강제 퇴출 프로그램’으로 통한 ‘5678서비스단’을 조직했다. 대상은 54세 이상 고연령자와 노조 간부 등으로, 회사는 이들에게 자발적 명예퇴직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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