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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일회용컵 보증금제 무력화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서울환경연합과 쓰줍인, 알맹상점,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정치하는엄마들, Reloop, 컵가디언즈 등 80여 개 시민단체는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후퇴시킨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또한 전국의 자원순환 활동가들이 수거한 일회용 컵 쓰레기와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차질 없는 시행을 촉구하는 1만 서명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대통령실 컵 어택’을 진행했다.

지난 5월 20일, 환경부는 6월 10일 시행 예정이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12월 1일까지 유예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발표 직후 컵가디언즈는 전국의 자원순환 활동가들은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를 규탄하고, 제대로 된 제도 시행을 촉구하는 릴레이 컵 줍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위)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4개월 간 711명의 시민이 6,477분 동안 10,990개의 일회용 컵을 수거했으며, 오늘 그 일부를 대통령실 앞으로 운반·전달했다.

또한 지난 152일간 10,194명 이상 참여한 온라인 서명운동 ‘쓰레기 줄이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지켜주세요!!’의 결과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소속 독립 미디어 회사 MIT Technology Review는 ‘지속 가능한 저탄소 미래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비교하여 76개 국가의 순위를 매긴 Green Future Index 2022를 발표했는데 한국은 무려 10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10위에 선정한 이유로 ‘2022년 6월 모든 일회용 커피 컵에 대한 보증금 반환 제도를 도입하여 아시아 최대 카페 시장의 폐기물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무산시킬 경우 세계가 주목하는 정책적 성과를 망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박정음 활동가는 “‘1회용컵 보증금제를 통해 컵을 반납하고 회수하는 시스템이 자리잡히면 카페에서 나오는 1회용컵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종이팩, 커피백도 함께 회수·재활용이 할 수 있다.’며 ‘나아가 보증금제도를 확장 시켜 선진국처럼 pet, 캔 등도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고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송인이자 컵가디언즈 활동가인 줄리안 퀸타르트 씨는 “‘Green Future Index에서 한국은 스웨덴 다음으로 10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유는 바로 올해 6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시행하기 때문’이라며, ‘요즘 유럽에도 미국식 테이크아웃 문화가 확산 되면서, 한국의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에 대한 관심이 크다. K-drama, K-pop 뿐 아니라 K-보증금제를 성공하면 많은 나라들이 배워갈 것’이다”고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카페 사장들도 환경을 보호하고 1회용품 사용량을 줄이자는 취지에 공감하며,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감수하면서 시행에 동참할 의지를 보여드렸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환경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와만 소통하고 소상인들을 외면하다가, 시행을 한 달 전인 5월부터 카페 사장들을 만나 18번의 회의를 했지만 결국 본사 책임은 다 지워버리고 모든 짐을 카페 사장들에게 전가했다”라며 환경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일회용 컵 수거 업무를 담당하는 전주덕진지역자활센터 박준홍 센터장은 “‘지역자활센터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분들이 경제활동을 통해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사업 수행 기관이며, 우리 센터는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일회용컵 수거를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언론을 통해 세종시와 제주도에서만 시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울분이 터져 나왔다. 지난 9개월간 더러운 컵을 아무런 대가 없이 수거하고 씻고 선별하며, 카페 사장님들을 다독여왔던 시간들이 한순간 부정당했다”며 환경부의 무책임한 행태를 고발했다.

다회용기 대여업체 트래쉬버스터즈의 곽재원 대표는 “‘지난 4월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 제도 시행을 며칠 앞두고 유예해서 다회용기 사용을 준비했던 매장들이 다시 일회용품을 사용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벌금도 없고 편해서라고 답했다’며 ‘역시나 환경부는 컵 보증금제 시행도 유예하고, 제주·세종으로 지역이 축소했다. 그러자 12월부터 다회용 컵 보증금제도를 자체 실시하겠다던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전부 취소 통보했다. 공공·민간 할 것 없이 재사용 순환 경제로 가고 있는데, 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환경부에서는 뒷걸음만 치고 있다”고 환경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기자회견을 공동주최 한 80여 개 단체는 △전국 시행 일정의 명문화 △편의점·무인카페·개인 카페 등 예외 없는 전면 시행 △공공장소 무인회수기 설치 등 소비자와 소상인 모두 편리한 반환 시스템 구축 △프랜차이즈 본사 지원 대신 가맹점주·소상인 직접 지원 △일회용 컵 보증금제으로 고통받는 수거업체 피해 보상 △PET·캔 등 재활용 보증금제도 대상 확대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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