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외국계 기업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일본 본사 닛토덴코 및 한국니토옵티칼과 사실상 ‘하나의 사업체’로 운영돼 왔음을 보여주는 내부 자료가 추가로 공개됐다.
자료에는 삼성·LG·애플 등에 납품되는 편광필름의 가격 결정부터 거래처 관리까지 일본 본사가 주도하고, LG디스플레이 관계자 선물 비용을 자회사에 청구한 내역도 담겼다.
3일 금속노조가 공개한 닛토덴코 정보재사업부문 내부 예산서에 따르면, 한국 자회사의 생산부서는 일본 닛토덴코 정보재 사업부의 하위 부서로 직접 편입돼 관리됐으며 독립적인 경영 의사결정 권한이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본사 하위조직으로 편제된 한국 자회사…“결정권 전무”
공개된 닛토덴코 정보재사업부문 예산서 내 조직도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한국니토옵티칼의 핵심 생산 부서들이 ‘정보재 사업부-제조통괄본부-제1·2제조통괄부’로 이어지는 일본 본사의 수직적 지휘 체계 아래 놓여 있다. 특히 2016년 당시 본사 사업부장이 현재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인 이배원 씨로 명시돼 인적·조직적 결합도를 증명했다.

한국 자회사는 투자 계획, 자산 취득 및 처분, 인사 조직 관리 등 경영 전반의 중요 사항에 대해 본사 이사회나 전략회의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계약서 기명날인조차 원칙적으로 일본 본사 사업부문장이 하도록 규정돼 있어, 한국 법인이 대외 거래의 독립적 주체가 아닌 단순 생산 거점에 불과했음을 시사한다.

◇ LG디스플레이 납품가 직접 결정…선물비 7만원도 전가
본사가 자회사의 제품 판매 가격과 영업 활동을 직접 통제한 정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LG디스플레이, 삼성, 애플 등에 납품되는 편광필름 가격은 본사 내 ‘가격심의회’를 거쳐 결정됐다. 본사 영업부장이 가격을 신청하면 제조기획부장 등의 승인을 거쳐 사업부장이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일본 본사는 주요 거래처인 LG디스플레이 관계자에게 전달한 7만 원 상당의 화장품 선물 비용까지 한국옵티칼 측에 청구했다. 본사가 직접 고객 관리를 수행하면서도 그 비용만 자회사에 떠넘긴 셈이다. 노조는 이를 두고 “한국 자회사가 독립된 거래 주체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 “국경 넘는 인력 순환…위장 폐업 의혹 뒷받침”
자회사 간 인력 운용도 ‘하나의 사업체’처럼 유기적으로 이뤄졌다. 노조가 확보한 업무 수첩에 따르면 대만 자회사(TOT) 인력이 관광비자로 입국해 지원 업무를 수행하거나, 일본 공장 검사원들이 순환 배치되는 등 국경을 넘나드는 인력 교류가 빈번했다. 이들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되는 제품을 지역별로 분담해 생산해 왔다.
금속노조 법률원 탁선호 변호사는 “이번 자료는 본사와 자회사가 동일한 경제적 단위로 활동했음을 입증한다”며 “구미공장 화재 이후 물량을 다른 거점으로 옮겨 생산한 것은 ‘사업 일부의 폐지’일 뿐이므로, 이를 이유로 한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닛토덴코 사업에 한국옵티칼이 실질적으로 편입됐다면 노동자들도 해당 사업 안에 다시 배치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