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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초곡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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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초곡’ 시공 결함 논란…과거 정치인 자녀 채용 의혹 재조명

힐스테이트 초곡 조감도.
힐스테이트 초곡 조감도.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한림건설이 시행한 ‘힐스테이트 초곡(HILLSTATE Chogok)’에서 설계·시공 결함 논란이 불거졌다.

이 단지는 공사 초기부터 지역 업체 배제, 비산먼지·교통 민원, 정치권 연루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제기돼 주요 언론에 보도된 전력이 있는 곳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입주 이후 저주파 진동과 소음, 유리창 파손 의혹까지 제기되며 시공 품질을 둘러싼 잡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다.

■ “창문 깨지는 진동에 잠 못 이뤄”… 현대건설 ‘부실 보수’ 논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초곡’은 2024년 2월 입주를 시작한 18개 동, 1,866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이 사업은 시행사인 한림건설과 약 3,290억 원(2021년 공시 기준) 규모의 수주 계약을 통해 진행된 대형 프로젝트다. 공식적인 계약 기간은 2021년 7월 12일부터 2024년 2월 29일까지로, 준공 직후부터 하자가 불거진 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입주 이후 해당 단지 곳곳에서 강풍이 불 때마다 외벽을 타고 흐르는 저주파 공명음과 진동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입주 초기부터 거주해 온 주민 A씨는 “단순한 바람 소리가 아니라 건물 전체가 울리는 공진이 안방까지 전달돼 일상적인 수면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심한 진동 이후 세대 유리창에 균열이 발생해 현대건설이 창문을 교체해주기도 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입주민들이 지목한 소음과 진동의 주범은 외벽 조명 시설을 감싸고 있는 얇은 철판(갈바륨 강판)이다. 바람이 불면 이 철판이 북을 치듯 콘크리트 벽면을 타격하며 진동을 유발하고, 이 에너지가 건물 구조체를 따라 집안 전체로 울려 퍼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민들이 직접 현장을 점검한 결과, 일부 철판은 고정 나사가 풀린 채 널브러져 방치된 상태였다. 이는 소음 문제를 넘어 강풍 시 시설물 탈락에 따른 2차 인명 피해 우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참다못한 입주민들은 약 1년 전 포항시청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포항시청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시의 개선 요구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수를 완료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민들은 “실제 조치는 나사 몇 개를 다시 조이는 수준의 임시방편에 불과했다”며 “이후 10차례 이상 철판 제거 등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으나 현대건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 측은 관련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진동이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유리창이 파손되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까지 파악된 공식 사례는 특정 1세대의 미세한 실금뿐이며, 이는 진동과 무관한 일반적인 AS 범위 내 사안으로 보고 성실히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옥상층 세대에서 제기된 소음 민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기술팀이 현장 정밀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접수된 민원에 대해 책임 있는 보수를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안은 현재 국토교통부의 정식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이 구조적 결함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피해를 호소하는 입주민들과의 입장 차이가 극명해 향후 발표될 국토부의 조사 결과에 업계와 입주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3,200억 프로젝트의 이면… 지역 업체 배제와 ‘정치인 아들’ 채용 의혹 재조명

이 같은 시공 부실 논란은 공사 초기부터 제기돼 온 지역사회와의 갈등과 맞물리며 비판을 키우고 있다.

당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시공 능력을 갖춘 지역 토공업체를 배제한 채 서울 소재 S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지역 토공업체 A사 대표는 “현대건설은 유독 국내 대형 건설사와 달리 지역업체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포항시는 현대건설 측에 지역 업체와의 상생을 수차례 권고하고 간담회 등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당시 “현대건설이 2021년 8월 포항에 내려오자 마자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지역업체에게 일거리를 줬으면 좋겠다고 시 입장을 강하게 전달했다”며 “하지만 현대건설은 아직까지도 지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마이웨이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또한 해당 기사에서 포항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자녀가 현대건설 협력업체의 현장 근로자로 채용됐다는 주장도 제기되며 논란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제보자는 “포항지역 정치인 다수가 자신의 아들을 채용해달라고 현대건설측에 요구했고, 이를 현대건설이 받아들여 현재 협력업체 현장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지역 업체는 배제하면서 정치권 인사와의 관계에는 편의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당시 “포항지역 토공업체는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을 수행 할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돼 서울업체를 선정하게 됐다”며 “지역 유력 정치인과 관련된 부정청탁·채용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번 취재 과정에서는 뉴스필드에 “포항시와 협의해 지역 업체 채용 등 상생 방안을 성실히 이행해 왔으며, 특정 지역 업체를 비하하거나 배제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현장의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협력사를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인 자녀 채용 및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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