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 29세 청년 직원의 사망 사건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공식 인정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와 공공연구노조가 행정안전부의 차기 원장 ‘낙하산 인사’ 시도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노조는 행안부 출신 전관들이 독점해 온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조직을 망가뜨렸으며, 경영진의 사건 은폐 의혹과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와 공공연구노조는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관들이 망친 한국지방세연구원 행정안전부 원장 낙하산 시도 즉각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2019년 이후 행안부 1급 고위공무원 출신들이 6년간 원장직을 사실상 독점해 온 관행을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노조는 정관상 지자체장들이 협의해 선임해야 할 자리가 행안부 퇴직 관료들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 행안부 ‘낙하산 인사’ 논란과 괴롭힘 사건의 연관성
이번 기자회견은 고용노동부가 9일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한 29세 직원 A씨의 사망 원인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공식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연구원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괴롭힘 사실을 부인했으나, 노동부 조사 결과 대부분이 괴롭힘으로 인정됐다. 노조는 이러한 조직 분위기가 행안부 출신 전관들의 독점적 지배구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또한 행안부의 제 식구 감싸기식 감사 행태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와 고인이 된 청년 노동자가 평가 조작, 연구원의 불법 운영, 간부들의 비위 등을 행안부에 제보했으나, 행안부 감사관들은 회의비 과다 편성 등 지엽적인 문제만 지적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공익 제보를 한 직원들이 징계를 받는 등 내부 자정 작용이 마비됐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 차기 원장 선임 절차 두고도 잡음 발생
현재 강성조 전 원장의 사임으로 공석인 차기 원장 선임 절차를 두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등 지자체 협의체가 독자적인 후보 추천을 추진하고 있으나, 최근 행안부 고위 관료들이 이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회견에서 “행안부의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는 한 연구원의 자율성과 책임 경영은 불가능하다”며 “행안부는 원장 선임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연구원 운영의 정상화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한국지방세연구원의 발전과 직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낙하산 인사가 아닌 연구원 내부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의 거버넌스 투명성과 고위직 인사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행정안전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조의 요구는 비정상적인 전관 독점 구조를 끊어내고 조직 내부 자정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