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국내 이커머스 기업 쿠팡(CPNG)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지연 공시 의혹으로 현지에서 주주 집단소송을 당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법조계에 따르면 미 로펌 헤이건스 버먼(Hagens Berman)은 쿠팡의 보안 관리 소홀과 미흡한 사후 대응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대리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은 지난 2025년 8월 6일부터 12월 16일 사이 쿠팡 주식을 매수하거나 취득한 투자자들이다.
◇ “SEC 공시 규정 위반”…시총 10조 원 증발 책임 묻나
원고 측은 쿠팡이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를 인지한 후 4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1월 18일 해킹 사실을 처음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한 달이 지난 12월 16일에야 관련 내용을 담은 ‘8-K(임시 보고서)’를 SEC에 제출했다. 이 기간 동안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보안 시스템이 견고하다고 오도했다는 지적이다.

로펌 측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아 주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사건 보도 이후 쿠팡의 시가총액은 80억 달러(한화 약 10조 4천억 원) 이상 증발했다”고 강조했다.
◇ ‘역대급’ 3천370만 명 정보 유출…전직 직원 소행 의혹
이번 소송은 지난 11월 뒤늦게 알려진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단이 됐다.
쿠팡은 지난해 6월부터 약 5개월간 전체 이용자 수준인 3천370만 명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가 무단 노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특히 이번 사고는 2024년 퇴직한 전직 직원이 인증 관리 시스템의 접속 권한을 유지하며 벌인 소행으로 드러나 보안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 여파로 지난달 10일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으며, 경찰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를 수차례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쿠팡, 1.7조 원대 보상안 마련…신뢰 회복 ‘안간힘’
한편 쿠팡은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 모회사 쿠팡 Inc.의 해롤드 로저스 최고관리책임자(CAO)를 한국법인 임시 대표로 선임하고, 총 1조 6천850억 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발표하는 등 신뢰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번 미 현지 집단소송 제기로 인해 쿠팡은 한국 내 사법 리스크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의 법적 분쟁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헤이건스 버먼의 리드 캐스린 파트너 변호사는 “쿠팡이 보안 침해 사실이 ‘중대하다’고 판단한 시점이 언제인지, 그리고 이를 적기에 보고했는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