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100여 개 단체 ‘전국행동’ 출범… 수도권 집중 에너지 정책 비판 “10GW 전력 위해 장거리 송전망 구축은 지역 수탈이자 공학적 무리수”
(뉴스필드) 김가은 기자 =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계획의 전면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저지를 위해 전국의 시민사회가 결집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2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산단 추진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주·전남, 전북, 충남, 경기 등 각 지역 대책위와 환경단체를 포함한 전국 100여 개 단체가 참여했다. 지난 16일 출범한 전국행동은 수도권 전력 수요 집중 문제와 송전선로 건설 과정의 비민주적 절차를 공론화해왔다.
■ “수도권 위해 지역 희생 강요하는 ‘에너지 수탈’ 중단해야”
전국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가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한 채 폭력적인 행정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국민주권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물음에 즉각 응답하라”고 강조했다.
문영규 초고압 송전선로 반대 곡성국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의 전력 정책은 수도권의 비정상적인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공급 중심’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폭증하는 수요를 어떻게 분산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지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형용 초고압송전탑입암면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역시 “용인 반도체와 송전선로 건설은 명백한 수탈”이라며 “멀리 떨어진 대기업 공장을 위해 지역 주민들은 평생 초고압 송전탑 아래서 살아야 하는 고통을 강요받고 있다”고 성토했다.
용인 산단 추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춘식 용인국가산단재검토요구모임 대표는 “용인 산단은 지난 정부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졸속으로 추진되었다”며 “전력과 용수 인프라의 타당성, 지역 균형발전의 가치를 엄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용인 산단 강행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현 정부 정책의 정합성을 따져 물었다.
실제로 용인 산단은 지난 2024년 12월, 사회적 혼란기였던 불법 계엄 시기에 승인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산단 운영에 필요한 전력은 약 10GW로, 이는 원전 7~10기에 맞먹는 막대한 양이다.
정부는 이 중 3GW만 현지 LNG 발전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동해안과 서남권에서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끌어올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계통 안정성 위협과 공학적 한계를 지적하며 ‘수요의 지역 분산’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국행동은 이날 정부에 다음과 같이 ▲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 전면 중단 ▲ 수도권 전력 수요 분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 ▲ 계통 최적화 및 효율화를 위한 전력수급기본계획 재수립 ▲ 송전선로 건설 최소화 및 갈등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 구성 등 4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기자회견은 참석자들이 환경적·절차적 결함이 있는 산단 조성 사업에 ‘퇴장’을 선언하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로 마무리되었다. 이들은 “정부는 중단하고, 국민에게 답변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향후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