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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까지 감행한 현대중공업… 시민단체 갑질 근절 한목소리

증거인멸까지 감행한 현대중공업… 시민단체 갑질 근절 한목소리

현대중공업의 증거인멸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대기업 갑질 문제 해결에 나섰다.

22일 오전 9시 20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조선3사하도급대책위원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증거인멸을 저지른 구 현대중공업(현 HDC한국조선해양, HDC현대중공업, 이하 현대중공업) 임직원에 대한 엄벌 및 하청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 갑질 근절을 위한 하도급법 개정을 촉구했다.

최근 하도급법 위반 증거를 인멸한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공정위 조사만 방해한 것이었을 뿐, 향후 있을 검찰 수사까지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는 비상식적인 판단으로 무죄를 선고했던 2023년 6월의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이 사건에서 현대중공업은 납품단가 산정을 위한 주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허위도급계약서를 작성해 일방적으로 납품단가를 후려치고, 하도급 협력업체들에 여기에 동참하라고 협박하거나 임금체불, 불법파견을 저지르는 등의 불법행위를 자행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증거인멸 행위는 공정위 조사와 검찰 조사를 대비하기 위해 임직원 데스크탑 100여대를 교체하고 생산부서의 하드디스크 273개를 파기·은닉하는 등 조직적인 조사방해가 이뤄졌다.

그런데 문제는 ‘형사 소송’ 결과와 달리 현대중공업이 제기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208억 과징금 처분 취소 ‘행정 소송’에서는 법원이 203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하는 등 사법부 내에서의 엇갈린 판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기업의 하도급 갑질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불확실해지면서 하도급 업체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선업계에서는 대기업의 갑질 행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업체가 작성해야 할 견적서를 자신의 예산에 맞춰 작성하도록 압박하고,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추가 작업이나 야간 작업에 대한 공사대금과 할증금을 지급하지 않아 협력업체를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중요한 품셈을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납품단가를 정하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협박을 일삼았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100대 이상의 업무용 컴퓨터를 교체하며 증거를 조직적으로 인멸한 현대중공업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행위는 하도급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현대중공업과 그 임직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대기업의 하도급 갑질 근절을 위한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와 검찰은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법부는 하도급 갑질을 일삼는 대기업에 대해 명확하고 강력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국회는 하도급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하도급 대금 산정을 위한 구체적인 정보를 계약서에 명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하청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즉각 하도급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불행사가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면죄부가 되지 않도록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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