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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종 종로구청장, 622억 복합시설 건립 공약 재검토 논란…경선 금품 의혹은 부인

유찬종 종로구청장 (출처=종로구청)
유찬종 종로구청장 (출처=종로구청)

선거 전부터 총사업비 622억원이 공개된 부암동 주민복합시설을 건립 공약으로 내세운 유찬종 서울 종로구청장이 취임 뒤에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약을 제시할 때 재원 마련 가능성을 어떻게 검토했으며 이후 어떤 사정이 달라졌는지가 쟁점이다. 구청은 재검토 발언이 나왔다는 주민 행사 22일 전에는 건립 사전절차 예산 복원에도 동의했다.

26일 종로구의회에 따르면 김호준 종로구의원은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유 구청장이 10월 8일 취임 100일 주민 소통 행사에서 했다는 답변을 공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유 구청장은 부암동 주민이 사업 추진 여부를 묻자 신청사 건립으로 구 재정이 어렵고, 600억원 넘게 들여 짓는 것이 적절한지 전면 재검토하려 한다고 답했다.

유찬종 종로구청장의 제9회 지방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9쪽. 부암동·평창동 지역 공약 첫 항목에 부암동주민센터 및 주민복합시설 건립 추진을 제시했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개 유찬종 후보 선거공보)
유찬종 종로구청장의 제9회 지방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9쪽. 부암동·평창동 지역 공약 첫 항목에 부암동주민센터 및 주민복합시설 건립 추진을 제시했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개 유찬종 후보 선거공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유 구청장의 제9회 지방선거 책자형 선거공보를 보면, 9쪽 부암동·평창동 지역 공약 첫 항목에 “부암동주민센터 및 주민복합시설 건립 추진”이 명시돼 있다. 주민복합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유권자에게 제시한 약속이다.

종로구의 올해 2월 도시재생국 업무보고에는 부암동 261-9번지 일대에 공영주차장과 동주민센터, 노인복지센터를 함께 짓는 것으로 설명돼 있다. 유 구청장은 제3·4대 종로구의원을 지낸 재선 구의원 출신으로, 제9대 서울시의원도 한 차례 역임했다. 구청장으로는 올해 처음 당선됐다.

종로구의 2026년 2월 도시재생국 업무보고에 담긴 부암동 복합시설 건립 계획. 총사업비 622억3000만원 중 구비 473억7000만원, 시비 148억6000만원을 계획했다. (출처=종로구 2026년 도시재생국 업무보고)
종로구의 2026년 2월 도시재생국 업무보고에 담긴 부암동 복합시설 건립 계획. 총사업비 622억3000만원 중 구비 473억7000만원, 시비 148억6000만원을 계획했다. (출처=종로구 2026년 도시재생국 업무보고)

총사업비 622억3000만원은 6월 3일 지방선거보다 약 4개월 앞선 2월 4일, 구청이 구의회에 보고한 사업계획에 이미 제시돼 있었다. 구비 473억7000만원과 시비 148억6000만원을 투입하고, 2026년 토지비축사업 협약과 2027년 토지보상·공사 착공을 추진하는 계획이었다.

유 구청장은 이후 지방선거 책자형 선거공보에 이 복합시설의 건립 추진을 공약으로 담았다. 재원과 일정은 당시 계획이지만, 선거 전에 구의회에 보고된 사업비 규모와 건립 공약을 대조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호준 종로구의원은 종로구의회 본회의에서 30초의 침묵으로 발언을 시작한 뒤 “고작 30초도 이런데 구청의 약속 하나만 믿고 5년을 기다려 온 우리 부암동 주민분들은 어떻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9월 추경 예산 심사 당시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챙겨 달라고 당부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은 10월 8일 주민 소통 행사에서 유 구청장의 전면 재검토 답변이 나왔다며 “그 사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습니까”라고 따졌다.

집행부는 앞서 연내 집행이 어렵다며 노인복지센터 건립 관련 예산 1억4672만7000원을 감액하려 했다. 설계안전성 검토와 지장물 조사,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등 건립에 필요한 사전절차 비용이었다.

■ 예산 복원 동의 뒤 22일…달라진 판단의 근거는

구청은 안전성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상종 종로구 도시재생국장은 9월 1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상지가 암반 지역이어서 별도의 지하안전평가가 필요하며, 자하문터널을 포함한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감액 요구는 의회 심사에서 되돌려졌다. 박상근 종로구 복지교육국장은 최종 계수조정 뒤 “예산이 복원되었기 때문에 명시이월로 편성을 해서 추진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연내 집행이 어렵더라도 예산을 다음 해로 넘겨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였다.

9월 16일 본회의에서는 이준형 종로구 부구청장이 구청장을 대신해 추경 수정안에 동의했고, 수정예산은 의결됐다. 주민 소통 행사가 열린 10월 8일까지는 22일이다.

당시 집행부가 확정적인 착수일을 약속한 것은 아니다. 다음 해 1분기 착수를 묻는 김 의원의 질문에 최 국장은 행정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예산을 이월해 추진할지 검토하는 것과 사업 자체의 적정성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은 주민에게 다른 신호다.

김 의원은 사업비 전체를 구비로 부담하는 사업도 아니라며 외부재원 조달 방안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토지비축사업 공모에 선정돼 토지매입비 부담을 분담할 절차를 밟고 있었고, 약 148억원을 시비로 충당할 계획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특별교부 재원 등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행사에서 일자리 사업과 복지시설을 설명하는 방식이 달랐다는 비판도 내놨다. 김 의원은 유 구청장이 정부·서울시·구·민간 재원 630억원을 합쳐 일자리 8000개 창출 목표를 달성했다고 강조하면서, 부암동 시설에는 재정 부담을 앞세웠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의원이 전한 행사 내용으로, 두 사업의 재원 구조나 실제 집행액이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 의원은 “일자리 공약은 여러 곳의 재원을 모아 성과를 냈다고 하시면서 부암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에는 왜 돈이 없다는 말씀부터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사업을 좌초시키려는 이유를 주민에게 설명하고, 멈출 경우 대안과 보완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선거공보의 문구 역시 특정 준공일을 보장한 약속이 아닌 “건립 추진”이다. 그럼에도 선거 전 공개된 사업 규모를 취임 뒤 재정 부담의 이유로 들었다면, 공약 당시 재원 검토는 어떻게 했고 이후 어떤 여건이 달라졌는지가 쟁점이다. 김 의원은 주민설명회를 열어 재검토 이유와 사업을 멈출 경우의 대안을 직접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종로구당협 관계자들이 9월 16일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유찬종 종로구청장 경선 금품 의혹과 관련한 수사촉구서 제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국민의힘 종로구당원협의회 제공)
국민의힘 종로구당협 관계자들이 9월 16일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유찬종 종로구청장 경선 금품 의혹과 관련한 수사촉구서 제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국민의힘 종로구당원협의회 제공)

이와 별도로 유 구청장은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금품 제공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JTBC는 지난 4월 23일 권리당원 A씨가 유 구청장에게 현금 2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내용과 당시 CCTV 등을 보도했다. 유 구청장은 JTBC에 “돈을 건넨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뉴스1은 9월 16일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가 5월 8일 유 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으며, 해당 보도 당시 혜화경찰서가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종로구당협은 9월 16일 경찰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는 촉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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