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1위’ 만들어놨더니 퇴직 압박받는 코웨이 노동자들
생활가전업체 코웨이가 역대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인력감축을 동반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26일 코웨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록적인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코웨이가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코웨이는 영업관리직군의 지국장 26명에 대한 면담에서 경영역량평가를 내세워 지역별 업무거점인 지국을 폐쇄하겠다고 엄포했다. ‘직급강등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퇴사하라’는 압박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평가 기준을 공개해달라는 요구에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열심히 하거나 상급자의 입맛에 맞지 않는 직원을 걸러내는 기회로 사측이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노동조합은 “구조조정 통보를 받은 노동자들은 평생을 몸 바쳐 일해온 회사에 대한 배신감까지 토로하고 있다”며 “폭력적인 인사조치”라고 비판했다.
지국이 폐쇄됨에 따라 해당 지국과 연계된 소속된 코디·코닥(방문점검직) 노동자들의 유일한 수입원인 계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원거리 계정점검에 따른 유류비용 증가는 물론 점검부품 수급의 어려움 등으로 고객의 피해까지 예상된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설명이다.
코웨이 코디로 일하는 유영미 씨는 “평소에 아주 작은 고객의 불만이 나와도 평가점수를 깎던 회사가, 지국 폐쇄에 따른 점검지역 변동으로 발생하는 고객의 불만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노동조합은 코웨이 영업관리직 감축과 지국의 폐쇄가 결국 방문점검직에 대한 인력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업계 전반에 불어닥칠 구조조정 찬바람을 예고하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코웨이가 계속해서 대화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생존권 보장을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회견 직후 코웨이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했지만 출입을 거부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