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법 시행규칙은 의사 개발 광고 금지…’임산부도 상관없이’ 안내엔 임신부 시험 공개 없어
“탈모 샴푸를 팔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한 두피 브랜드 리필드가 지금 파는 1위 토닉 광고에 흰 가운 차림의 의사 출신 연구소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근식 대표가 이끄는 콘스탄트의 브랜드다. 화장품법 시행규칙은 의사 같은 의·약 전문가가 화장품을 개발했다는 광고를 막고 있다.
5일 리필드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누적 판매 1위 헤어토닉’으로 소개한 cADPR 부스터 토닉 상세페이지에 양미경 리필드 연구소장이 흰 가운을 입고 등장한다. 그 아래에는 “서울대 의학박사 양미경 연구소장이 개발한 전세계 유일 리필드 독점 성분”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브랜드 소개에도 “서울대학교 출신 의학 박사 양미경 연구소장의 30년 연구의 결실”이라고 적혔다.


양 연구소장은 의사다. 그는 올해 3월 인터뷰에서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고 탈모 전문 병원을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시행규칙 별표5는 의사 등 의·약 분야 전문가가 화장품을 연구·개발했다는 내용이나 이를 암시하는 광고를 금지한다. 대한화장품협회 광고자문 해설서는 ‘OO 대학교 출신 의사가 공동개발한 화장품’과 의사 사진을 쓴 개발 광고를 할 수 없는 표현으로 꼽았다. 리필드 문구는 ‘의사’ 대신 ‘의학박사’를 썼을 뿐 구조가 비슷하다.

■ 예외는 학회 공인 인체시험 인용…상세페이지 논문은 세포실험
규정의 예외는 인체적용시험(사람 대상 시험) 결과가 학회 발표 등으로 공인된 경우뿐이다. 이때도 관련 문헌을 인용할 수 있을 뿐 의사를 앞세워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상세페이지에 실린 논문은 저자 3명 중 2명이 콘스탄트 소속이고 외부 연구비 없이 진행됐다. 리필드 스스로도 “인체적용시험이 아니며” 세포 실험 결과라고 밝혔다. 토닉 전 제품명으로 한 인체적용시험은 23명을 대상으로 4주간 진행됐고, 학회에서 공인받았다는 표기는 없다.
지금은 단종한 샴푸 광고도 비슷했다. 과거 상세페이지 자료를 보면 양 연구소장은 같은 차림으로 “임산부도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수유 시에도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고 남성은 “부작용 걱정 없이” 쓸 수 있다는 답변도 실렸다.
이 안전 설명의 근거도 사실과 어긋난다. 리필드는 핵심 성분 cADPR을 ‘사이토카인’이라고 불러왔고, 지금 제품 이름에도 ‘사이토카인 cADPR’을 붙였다. 그러면서 “사이토카인 성분은 신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수유 때도 안전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 국립보건원 화학 데이터베이스 펍켐을 보면 cADPR은 단백질이 아니라 분자량 541의 작은 분자다. 펍켐은 이 물질을 뉴클레오타이드(유전물질의 구성단위와 같은 계열)로 분류한다. 콘스탄트 소속 저자가 참여한 논문도 cADPR을 세포 안에서 칼슘을 움직이는 신호 물질로 설명했다. 공개된 상세페이지와 논문에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시험이 없다.

콘스탄트에는 아모레퍼시픽 계열 자금도 들어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9월 언론에 소수 지분 투자자일 뿐 경영과 마케팅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반기보고서는 콘스탄트를 이사선임권으로 유의적인 영향력을 가진 관계기업으로 적었고, 6월 말 지분율은 6%, 장부가액은 20억원이다.
양 연구소장은 7월 기자간담회에서 논문은 기초 연구라며 “공식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스탄트는 9월 한국원자력신문에 인체 임상 전이라는 점을 간담회에서 밝혔다며 관련 임상을 준비하고 있고 결과는 별도로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뉴스필드는 5일 콘스탄트 정근식 대표에게 의학박사 개발 광고의 적법성과 임신부·수유부 안전성 안내의 근거 등에 대한 질의서를 이메일로 보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회사 대표번호로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당분간 전화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자동응답 안내만 나오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