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소 폐쇄 앞둔 노동자들 “우리 삶은 멈출 수 없다”… 총고용 보장 요구
올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 폐쇄를 시작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연쇄 폐쇄가 예정된 가운데, 발전 노동자들이 고용 보장과 공공재생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촉구하며 투쟁을 선포했다.
19일 오후 2시,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열린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산자부가 책임져라! 2025 투쟁선포 발전노동자 현장간부 결의대회’에는 200여 명의 발전 노동자들이 참여해 결의를 다졌다.
대회는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 사고로 숨진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는 민중의례로 시작되었다. 참가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고인의 넋을 기리고,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강성규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며, 발전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과 공공 중심의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지역 소멸 및 발전노동자 총고용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며,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발전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공 중심의 정의로운 전환에 응답하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25만 공공운수노조가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했다.
제용순 발전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8년 동안 LNG 발전소 대체 건설 외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공공재생에너지 투자를 방해하고 민자발전소에만 특혜를 주는 정부의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발전공기업, 한전, 가스공사는 적자 규모가 60조에 달하지만, 민자발전사는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챙겨가며 정부의 민영화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하며, “발전산업의 공공성을 지키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해 공공재생에너지법과 한국발전공사법을 올해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진 일진파워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정부와 발전사에 의해 이용되는 일회용품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그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발전소 노동자, 기후 단체, 환경 단체, 시민 단체, 지역 주민들이 함께 총고용 보장과 정의로운 공공재생에너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송상표 금화PSC지부장은 “석탄 발전은 멈춰도 우리 삶은 멈출 수 없다”는 피켓을 들고,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이자 태안 군민으로서의 절박함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내 삶을 지키기 위해서” 투쟁에 나섰다고 밝히며, 작년 3월 30일 태안에서 발전소 노동자, 지역 주민, 시민 사회가 함께 외쳤음에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 마련도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파업, 전기 민영화 저지 및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 사회와의 연대를 다짐했다. 대회 후반부에는 민중 가수 이수진의 문화 공연이 펼쳐졌고, 참가자들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피켓을 흔들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회 마무리 순서로 참가자들은 파업가를 제창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앞 펜스에 발전 노동자들의 요구를 담은 현수막을 걸었다. 이어 현장 대표자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면담 투쟁을 진행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