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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간병협약 파기: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서울대병원 간병협약 파기: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2003년 8월, 서울대병원은 15년 동안 운영해온 무료 간병소개소를 중단하고 사설 유료소개소 2곳을 도입하려 했다. 무료 간병소개소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간병비 부담을 줄이고, 간병사들의 다중 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였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의 일방적인 운영 중단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간병비 부담을 증가시키고, 간병사들을 고용 불안으로 내몰며 공공의료 책임을 방기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에 서울대병원 노동자와 간병노동자, 시민사회단체는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벌였고, 그 결과 사설 유료소개소 운영의 불법성과 서울대병원의 법적 책임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2004년 맺어진 간병협약은 적정 간병료 책정, 간병사들의 다중 착취 방지를 위한 임의 알선 금지, 감염 예방 및 간병 실무 교육 등을 포함하여 간병사들에게 최소한의 고용 안정성을 제공했다. 이 협약 덕분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추가 비용 없이 질 좋은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지난 3월 15일 간병협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민간 실손보험업체들의 간병인 시장 진출과 연관된 움직임과 맞물려 있으며, 간병료 폭등과 불안정한 서비스 제공을 초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협약 파기 이후 병원 현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제보에 따르면, 외부 플랫폼을 통해 온 간병인이 서울대병원 시스템을 모르고 2주 동안 근무하며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서울대병원 간병협약 파기: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해당 외부 인력은 2주 동안 ① 환자 목욕을 한 번도 안 시키고, ② 신었던 양말을 벗겨주지 않아 환자의 발이 퉁퉁 부었고(해당 환자는 신장 쪽 환자라 양말을 안 벗겨주어 혈행 순환 문제가 생긴 것임), ③ 환자 병상 시트를 2주간 한 번도 갈아주지 않고 겹쳐 깔게 되어 냄새가 심해지고 ④ 이런 상황을 벌인 것에 대해 환자는 해당 간병 인력에게 항의했으나, 해당 간병 인력은 도리어 환자와 싸우기만 하고 갔다고 한다.

또한, 해당 인력을 보낸 업체는 보호자에게 매칭 비용으로 추정되는 비용을 별도로 받고, 간병인에게도 소개비로 추정되는 비용을 받았다고 한다.

이 간병인은 환자의 기본적인 돌봄조차 하지 않아 환자가 고통을 겪었고, 보호자들은 간병인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8월 7일 서울대병원 앞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에서는 서울대병원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간병협약의 중요성과 그 파기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윤태석 서울지부 부지부장은 간병협약이 의료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하며, 협약의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이희승 간호사는 간병협약 파기 이후 나타난 문제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간병인들의 부족으로 인해 간호사들이 추가적인 부담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명순 희망간병분회 분회장은 간병사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으며, 간병협약의 복구가 필요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의 간병협약 종료는 단순한 계약의 문제를 넘어 환자, 보호자, 간병사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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