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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전기레인지 화재 소송 계속…30건 통합심리 신청

미국 버지니아 동부연방법원의 10월 27일 결정문. 빨간 박스는 기각 신청을 일부만 받아들이고 제1·3청구의 심리를 계속한다는 부분이다. 두 청구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과실과 묵시적 보증 위반에 관한 것으로, 제품 결함이나 배상책임을 확정한 결정은 아니다. 피해자 실명과 사건번호는 가렸다. (출처=미국 버지니아 동부연방법원·Justia)
미국 버지니아 동부연방법원의 10월 27일 결정문. 빨간 박스는 기각 신청을 일부만 받아들이고 제1·3청구의 심리를 계속한다는 부분이다. 두 청구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과실과 묵시적 보증 위반에 관한 것으로, 제품 결함이나 배상책임을 확정한 결정은 아니다. 피해자 실명과 사건번호는 가렸다. (출처=미국 버지니아 동부연방법원·Justia)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전기레인지 화재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주요 청구가 살아남았다. 관련 소송 30건을 한 법원에서 함께 다뤄 달라는 신청도 접수됐다.

30일 미국 버지니아 동부연방법원의 공개 결정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지난 27일 삼성전자 미국법인 등에 대한 기각 신청을 일부만 받아들였다. 삼성에 대한 과실 및 묵시적 보증 위반 청구는 계속 심리하도록 했다. 묵시적 보증은 별도 약속이 없어도 제품이 통상적인 용도에 적합해야 한다는 보증이다.

이 사건은 화재 피해를 본 주택 소유자와 스피니커 보험사가 제기했다. 원고 측은 2022년 11월 주택 화재가 삼성 전기레인지 손잡이의 우발 작동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누가 무엇으로 손잡이를 건드렸는지 소장에 특정되지 않았고, 제품 결함과 화재 사이의 인과관계 주장도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다른 원인으로 화재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사람이 레인지 옆을 지나다 손잡이에 닿는 상황을 예견할 수 있다고 봤다. 현 단계에서 원고가 다른 모든 화재 원인을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삼성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판매업체 베스트바이 측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판매 당시 위험을 알았거나 알았어야 한다는 주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다. 삼성에 대한 별도의 중복 청구도 기각됐다.

이번 결정은 소장의 구체적인 사실 주장을 참으로 가정하는 초기 심사다. 제품 결함이나 배상책임을 확정한 판결은 아니다. 재판부는 남은 청구가 더 엄격한 후속 심사까지 통과할 것이라는 의미도 아니라고 명시했다.

■ 개별 소송 넘어 30건 통합 신청…리콜 전 안전장치 자료도 쟁점

미국 다지역소송 사법위원회(JPML) 공개 사건목록에는 지난 16일 한 보험사가 관련 소송 30건을 펜실베이니아 동부연방법원으로 이송해 증거 수집 등 재판 전 절차를 통합해 달라는 신청을 낸 기록이 있다.

신청 목록에는 이번 버지니아 사건과 펜실베이니아에서 주택 소유 부부가 제기한 사건이 모두 포함됐다. 통합 신청이 접수됐다는 기록이며, 30건의 병합이 결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 사건은 지난해 8월 국내에서 소장 기재 부족에 따른 청구 기각 사실이 보도된 소송이다. 이후 원고는 소장을 보완했다. 올해 2월 5일 결정문에서도 제조상 결함과 묵시적 보증 관련 청구 일부는 다시 기각됐지만, 재판부는 사건이 전문가 증거개시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구 일부 기각을 소송 전체의 종결로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국제출원한 조리기기 특허의 미국 공개 명세서. 손잡이를 의도치 않게 누르고 돌릴 때의 화재·화상 위험과 고정장치·덮개를 설명했다. 오른쪽에는 별도 추가 구조 없이 오작동을 막는 개선 손잡이도 제시했다. (출처=미국 특허상표청·Google Patents)
삼성전자가 2019년 국제출원한 조리기기 특허의 미국 공개 명세서. 손잡이를 의도치 않게 누르고 돌릴 때의 화재·화상 위험과 고정장치·덮개를 설명했다. 오른쪽에는 별도 추가 구조 없이 오작동을 막는 개선 손잡이도 제시했다. (출처=미국 특허상표청·Google Patents)

삼성의 안전장치 관련 기술 문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가 2019년 5월 13일 국제출원한 조리기기 특허의 미국 공개문서는 손잡이를 의도치 않게 누르고 돌리면 화재나 화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작동 방지를 위한 손잡이 고정장치와 덮개, 별도 부품 없이 오작동을 막기 위한 손잡이 구조도 다뤘다.

이 문서가 주장하는 우선일은 한국 출원일인 2018년 6월 4일이며 미국 공개일은 2021년 8월 5일이다. 2019년은 국제출원 연도다. 특허는 조리기기 손잡이의 일반적인 위험과 개선 구조를 설명하는 자료로, 특정 리콜 모델에 그 구조가 적용됐는지는 별도 문제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2024년 8월 8일 전면 손잡이가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우발 접촉으로 켜질 수 있다며 삼성 전기레인지 약 112만대의 리콜을 발표했다. 당시 공지에는 2013년 이후 우발 작동 신고 300건 이상, 관련 화재 약 250건과 부상 약 40명이 적혔다. 조치는 모델에 맞는 손잡이 잠금장치나 덮개를 무상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은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DX부문에 속한다. 올해 6월 말 공시 기준 삼성전자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보통주 8.51%를 보유했다. 특별계정을 포함하면 8.57%다.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이며,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은 같은 기준일 22.01%였다.

삼성은 리콜 당시 공식 설명에서 기존 손잡이가 누르고 돌리는 두 단계 작동 방식으로 업계 안전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또 2024년 4월 출시한 신형 제품에는 손잡이를 집는 동작을 추가한 세 단계 구조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제품에는 무상 잠금장치나 덮개를 제공하고, 이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안전수칙을 지키며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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