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현장에서 기업은행의 천억 대 임금 체불 논란을 강하게 질책하며 정책실에 즉각적인 해결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대통령의 반복된 질의에도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882억 부당대출 사고 책임자를 부행장으로 승진시킨 사실과 더불어 전직 부행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리더십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 대통령의 ‘해결책’ 질문에 머뭇거린 김 행장…노조 “경영진 무능에 탄식”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은행의 임금체불 논란을 언급하며 김성태 기업은행장에게 직접 질의했다. 대통령은 “임금 체불이 천몇백억 원 수준이라는 주장이 있다”며 “해결 방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행장은 이에 대해 “총액 인건비 한도 제도와 예산 구조상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으나, 대통령은 “돈이 없어서 못 주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자구 노력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답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후 대통령은 정책실장에게 기업은행을 포함한 유사 사례 전반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업무보고 과정에서 김 행장은 총액 인건비 제도, 자구 노력, 정부 협의 필요성 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일정은 제시하지 못했다. 대통령이 “그럼 어떻게 해결하느냐”, “좋은 말 말고 실제 있는 얘기를 해보라”고 거듭 묻는 상황에서도 답변은 기존 설명의 반복에 그쳤다.
■ 882억 부당대출 ‘축소·은폐’ 의혹…책임자는 오히려 부행장 승진
이 장면은 생중계로 공개됐고, 이후 기업은행 내부 직원들과 노동조합 사이에서 “경영진이 문제의 본질을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대통령이 직접 기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해결 의지를 보였음에도, 행장이 답변을 주저하며 핀잔까지 듣는 상황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업무보고를 마치고 복귀한 김 행장을 직접 항의 방문해 경영진의 무능한 대응을 강력히 성토하기도 했다.
이번 문제는 단순한 대응 미숙을 넘어, 그동안 이어진 부당대출과 경영 대응 논란 속에서 김 행장의 리더십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기업은행이 당초 240억 원이라고 공시한 부당대출 규모가 실제로는 882억 원으로 확인되면서 사건 축소 논란이 일었다. 특히 금감원 조사 과정에서는 부서장의 지시로 자료와 사내 메신저 기록이 삭제되는 등 조직적 검사 방해 행위가 적발돼 충격을 주었다.

■ ‘제 식구 감싸기’ 인사 논란…김 행장 리더십 ‘시험대’
논란은 김 행장의 인사 행태에서도 이어진다.
김성태 IBK기업은행 은행장이 최근 단행한 신임 부행장 승진 인사에, 올초 발생한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을 심사한 여신심사부 총괄 책임자를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나면서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기업은행은 지난 9월 말 집행간부 인사를 단행하고 3명의 본부장급 인사를 신임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특히 해당 본부장이 여신심사부를 총괄한 만큼, 부당대출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됐음에도 부행장으로 승진한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김 행장은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내부통제·조직문화 쇄신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부당대출을 걸러내지 못한 여신심사부 총괄을 승진시킨 것에 대한 반발이다.
부행장 인사는 은행장 추천 후 이사회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은행장이 임명한다. 김 행장은 김 본부장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승진이 문제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은행 조직 책임자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부장은 직접 실무를 하지 않더라도 해당 실무에서 발생한 문제를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은 상식”이라며 “그럼에도 본부장이 책임 없이 승진했다. 무책임한 건 은행장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 기업은행 전 부행장, 부동산 청탁·뇌물 혐의 재판
부당대출 사태와 임금 체불 논란에 이어,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문제는 별도의 뇌물 사건으로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지난 19일, 기업은행 전 부행장 A씨를 부정처사후수뢰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2022년 인천의 한 공업단지 신축 건물에 기업은행 지점을 입점시켜 달라는 부동산 시행업자 B씨의 청탁을 받았다. 당시 실무 담당자와 관련 위원회 위원들은 이미 해당 지역 지점이 과도하게 밀집돼 있고 입점 예정 위치가 부적합하다고 반대했지만, A씨는 이를 밀어붙였다. 그 대가로 B씨로부터 1억1000만원 상당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과 골프·식사 접대 등 170만원 상당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 7월, 350억원대 기업은행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구속 기소된 인물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과 이들의 배우자, 동기 및 거래처 등이 얽힌 수백억 원대 부당대출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B씨와 여신심사센터장, 지점장 등 전·현직 직원 9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번 사건은 기업은행 내 고위직의 청탁·금품수수가 실제로 발생했음을 보여주며, 앞선 부당대출 사건과 맞물려 내부통제·리더십 논란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 연임 가도 빨간불…’무능·은폐·감싸기’ 3중고에 퇴진 압박 거세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현재 사면초가 상태다.
882억 원 규모 부당대출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통령실이 개입한 임금 체불 문제 대응에서도 국책은행 수장으로서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부당대출 은폐 의혹과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리더십 논란에 직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임 전망은 불투명하며, 내부·외부의 책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