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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기재부 국립대병원 인력 감축 규탄

국립대학교병원노동조합 연대체(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 13개 국립대병원노조 연대체, 이하 연대체)는 21일 오전 세종정부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등을 통한 인력 감축·정원 통제 정책 폐기와 내년도 인력 정기 증원 사업 개시를 비롯한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대병원 정원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국 국립대병원에서 제출한 감축 인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증원 된 정원 중 일부를 반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 3년간 국립대병원의 인력 증원 요청에 대해 기재부는 절반도 승인하지 않아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에서 혁신 가이드라인을 통한 인력 감축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전국 국립대병원에서는 기재부의 인력 감축 지침으로 인해 매년 10월 경 진행되는 다음 해 정기 증원 요청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인력 부족으로 업무부담이 증가해 퇴사로 이어지는 악순환 탓에 지난 3년간 국립대병원 신규 간호사의 1년 이내 퇴사율은 약 40%, 2년 이내 퇴사율은 60%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이며 “정규직 공채로 입사해도 기재부의 정원 불승인으로 비정규직 기간을 거친 뒤에야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차별적인 고용이 국립대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범 연대체 공동대표(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는 “지난 3년간 국립대병원이 인력이 부족하니 제발 인력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을 때 제대로 한 번 늘려준 적이 없던 기재부가 ‘코로나19 대응 위한 한시적 증원 인원만 감축하겠다’고 하면 국립대병원은 감사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정재범 공동대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또다시 반복해선 안 된다”며 “국립대병원의 주무부서인 교육부는 인력 통제 권한은 기재부에 있다고 말하고, 기재부는 교육부가 주무부서라 자신들이 권한이 없다며 서로 남탓만 한다”고 비판하고 “기재부는 국립대병원의 인력 부족이 해결될 수 있도록 정기 증원 요청을 받아 반영하고 혁신 가이드라인의 노동조건 개악을 즉각 철회하라”고 말했다.

윤태석 연대체 공동대표(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는 “매년 단체교섭에서 노사는 다음 해 인력 충원에 대해 합의하고 이후 교육부와 기재부 승인을 거쳐 인력이 현장에 투입된다. 그런데 병원장은 12일 1차 파업 이후로도 ‘2023년에는 인력 감축이 정부 정책이기에 인력 증원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없다’고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태석 공동대표는 “기재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감염병 등 긴급상황에서는 자체적인 인력 증원을 가능케 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이 같은 내용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서울대병원분회는 23일(수)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필수·안전 인력 확충 약속과 기재부의 근거 없는 인력 통제 중단뿐”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현장 발언이 이어졌다.

박나래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교섭위원은 “누구라도 병원에 하루만 입원한다면 간호사들이 발을 동동거리며 일하는 걸 볼 수 있고, 한 명이 많은 환자를 본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병원 인력이 충분할 때 환자들이 안전할 수 있기에 인력 감축이 아니라 충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민 충남대병원지부 교육부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채 끝나기도 전에 최전선에서 희생하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감염관리수당조차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투입되었던 간호인력을 ‘한시 증원이었다’는 이유로 감축한다는 것은 정부가 국민을 감염병의 위협에 내몰고 있는 것”이라며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정부, 교육부, 기재부를 위해 우리는 얼마나 더 참아야 하나”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재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것처럼 ‘감염병 등 긴급상황에서 자체 인력 증원 허용’하는 식이 아니라 충분한 인력으로 국립대병원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인력 통제와 감축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하면서 “인력 통제·감축 정책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몰염치한 행태를 멈추고 경상국립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노사가 합의한 인력 확충 합의를 존중하라”고 밝혔다.

국립대학교병원노동조합 연대체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하고 기획재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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