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둔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임금체불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은 24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설 명절, 체불만이라도 해결해 달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건설노조 소속 2만여명 건설기계 노동자 중 현재까지 임금체불 규모는 총 62건, 29억8천만원이다.

이중 46건은 공공공사 현장이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자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산국토관리청, 익산국토관리청, 각종 지자체 발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공공공사 현장 체불액은 17억원으로 집계됐다.

체불 사유는 하청 자금 사정 불량과 하청사 고의 부도 등으로 나타났다.

발주처, 원청, 하청으로 이어지는 건설현장 다단계하도급 구조에서 하청사에 집중적으로 체불 사유가 발생하고 있는 것.

게다가 건설기계 임금체불에는 법과 제도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를 준용해 임대료(임금) 지급을 2회 이상 지체한 경우 발주자에게 임대료(임금)를 직접지급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

반면 현장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이 법을 근거로 직접지급을 요구하면 “일 하기 싫으면 다른 현장 가라”식의 대답이 돌아온다는 것.

또 건설산업기본법 제68조의3(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에 규정된 지급보증제도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일하기로 한 건설사로부터 지급보증서를 받게 돼 있다.

보증금액은 지급보증금액 한도 내에서 실제 체불이 발생한 금액으로서 최대 4개월분이 보장된다.

또한 발주자가 실시간으로 임대료(임금) 지급 현황을 파악할 의무가 주어져 있다. 하지만 대체로 건설기계 현장에선 지급보증제도가 적용돼 있지 않다는 게 건설노조 주장이다.

보증서 미발급시에는 시정명령과 6개월이하 영업정지 또는 1억원이하 과징금이 부과된다.

건설노조 이영철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법만 지켰어도 건설노동자는 체불고통을 겪지 않을 것이다”며 “지급보증제도는 임대료(임금) 체불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반면 건설사가 지급 불능일 경우에 두세달 밀려서 임대료(임금)를 지급하는 근원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며 “임대료(임금)를 매달 직접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체불이 원천적으로 방지될 것이며, 체불 때문에 설 명절을 앞두고 고개숙인 가장이 되거나 가정이 파탄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