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교육공무직, 광화문서 단식농성 돌입…“비정규직 철폐 없는 교육복지는 허상”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표단이 교육 현장의 고질적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 없는 교육복지는 허상이라며 사회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표단이 교육 현장의 고질적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 없는 교육복지는 허상이라며 사회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대표단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연대회의는 교육 현장의 뿌리 깊은 문제들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단식 돌입 기자회견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단식에 참여한 대표자들은 “비정규직 철폐 없는 교육복지는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대에 노동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고 외쳤다. 이들은 교육 현장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는 진정한 교육 복지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교육공무직본부장, 현장 발언 통해 투쟁 의지 밝혀

정인용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기자회견 현장에서 “오늘부터 굶는 투쟁을 시작한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사회 대개혁은 단순한 외침이 아닌, 반드시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사회 대개혁의 핵심은 바로 비정규직 저임금 구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대표적인 교육 복지 시스템인 학교 급식 현장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낮은 임금으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정규직 저임금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올해는 10만 조합원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교섭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 “우리는 정책 도구이자 값싼 인력 취급받는 배제된 존재”

정인용 본부장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 복지를 책임지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공무직은 교육 당국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기회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정책 도구’처럼 여겨지거나, 그저 ‘값싼 인력’으로 취급받으며 교육 현장에서 소외되어 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방학 기간 동안 비근무와 무임금으로 인해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러한 불합리한 임금 체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오직 학교 현장에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강조했다.

■ “최저임금 미달, 명절 차별…반노동적 차별과 탄압 겪어”

정 본부장은 “우리는 ‘단시간제’라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에 갇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기본급조차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명절에도 제대로 된 휴가비를 받지 못하고, 심지어 지급 기준부터 차별을 받는 등 하층민 취급을 받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 윤석열 정부 시절 겪었던 반노동적인 차별과 억압 사례들을 언급하며, 특히 대선 시기에 정치권에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투쟁은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구조에 맞서는 것이며, 비정규직이라는 낙인 아래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라고 역설했다.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사회 시스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학교 비정규직 문제 심각…젠더 불평등 해소와 직결

실제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방학 중 임금 지급 중단, 장기 결원 발생 시 업무 과중,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된 급식실, 돌봄 교실의 인력 부족과 불안정한 고용 구조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교육 현장 여성 노동자의 약 90% 이상이 비정규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투쟁은 단순한 고용 형태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젠더 불평등 문제 해결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사회 대개혁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단식 농성과 함께 국민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발생한 정치적 공백기를 틈타 더욱 심화된 불평등 구조를 지적하며, “이제는 노동자들이 새로운 공정한 질서를 만들어나갈 차례”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 터져 나온 절규에 가까운 외침들은 교육 현장의 절박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었지만, 교육부와 경찰은 단식 농성장 설치를 물리적으로 막아섰다. 결국 단식 농성에 돌입한 대표자들은 차가운 바닥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대회의는 앞으로 전국적인 현장 순회, 대선 후보 면담 요구, 정책 요구 질의서 제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며, 매일 저녁 단식 투쟁의 승리를 기원하는 문화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단식 농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